수입 유제품 쓰나미에도…업계는 샅바싸움

입력 2022-08-07 17:54   수정 2022-08-08 00:57

우유와 버터, 치즈 등 외국산 유제품이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프랑스산 치즈, 미국산 버터 등 이미 친숙한 수입 유제품 외에도 최근 폴란드나 독일산 멸균우유까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2026년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앞두고 유제품 시장에서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제품 수입 지속 증가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제품 총수입량은 20만1734t으로 지난해 상반기 18만7471t보다 7.6% 증가했다. 유제품 수입량은 연간으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수입량은 전년보다 10.7% 증가한 총 38만2231t에 이른다. 제품별로는 우유의 부산물인 유장과 버터의 상반기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42.2% 늘어 두드러졌다.

가공 제품뿐 아니라 신선도가 중요한 우유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멸균우유를 포함한 생우유 수입량은 올 상반기 3만530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불어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생물을 제거한 멸균우유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길어 1인 가구나 자영업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산보다 30~50%가량 저렴한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만든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유제품 시장에서 외국산의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외국산의 점유율(원유 환산 기준 생산량)은 55.9%로 지난해 상반기(54.8%)에서 1.1%포인트 올라갔다.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생산하는 치즈 역시 97% 이상 수입 원료로 만든다.

앞으로 외국산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과 유럽산 우유, 모차렐라치즈, 크림치즈 등의 관세율이 현행 11~13%에서 단계적으로 줄어 2026년 이후엔 0%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유제품 소비 변화, 수입 개방 확대 등 낙농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낙농산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유값 갈등’ 격화
이 와중에 국내 낙농업계는 유가공업체에 시위를 예고하는 등 우유 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8일부터 10일까지 매일유업 평택공장, 11일에서 12일까지는 빙그레 도농공장 앞에서 유가공업체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낙농육우협회 측은 “원유 가격 조정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 유업체를 상대로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지역 낙농가의 요구가 있었다”며 “사료값 등 생산비 급등으로 줄도산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 제도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일유업, 빙그레와 함께 3대 유가공업체로 꼽히는 남양유업은 낙농협회 측에 ‘적극적으로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집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과 빙그레는 “당장 개별 기업이 협상력을 가질 수 없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낙농업계가 정부 압박용으로 유가공업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유가격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넘어가면 앞으로 국산 원유 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외국산 공세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마시는 우유(L당 1100원)와 치즈, 버터 등을 만드는 가공유(L당 800원)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용도별 가격차등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원유와 가공유 구분 없이 생산 비용을 반영한 가격인 ‘생산비 연동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한다. 지난해엔 L당 1100원이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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