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0원 '당당치킨' 논쟁…"남는 장사" vs "생업 위협" [이슈+]

입력 2022-08-13 07:19   수정 2022-08-13 10:10



"자영업자 생계위협 말라" vs "소비자는 양 많고 싸면 그만"

홈플러스에서 6990원에 판매하는 '당당치킨'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연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측이 "이 가격에 팔아도 남는다"고 주장하자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최근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은 유튜브 채널 '모지'와의 인터뷰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밝혔다. 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추고, 배달이 아닌 포장 방식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박리다매'이긴 하지만, 손해를 보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 "목숨 걸린 생업,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 반발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치킨집 점주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대형마트가 가진 '대자본'으로만 가능한 판매 형태일 뿐, 일반 점주들이 박리다매를 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 씨는 "물론 1원이라도 남으면 남는 거겠지만, 대형마트가 가진 자본 인프라와 일반 치킨집이 가진 인프라는 다르다"고 했다.

A 씨는 "닭 한 마리 5000원에 파우더, 치킨 무, 콜라, 포장 용기, 대량으로 구입해도 1000~1500원이 추가된다. 기름 2통 부어서 100마리 튀긴다고 해도 1마리당 1000원 이상 들어간다"며 "여기에 배달 대행비, 수수료, 카드수수료, 부가세, 월세, 인건비 등 합치면 일반 치킨집은 이미 적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인 네티즌 B 씨는 "6990원이 남는다고? 내가 토요일에 받은 생닭이 마리당 4500원이고 지난주 받은 식용유 한 통이 6만7000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거래명세서 그대로 사진 찍어서 올릴 수 있으니까 너도 그럼 명세서 한번 제대로 까보라"며 "누구한텐 목숨이 걸린 생업이니 제발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랑 무슨 상관? 싸고 맛있고 양 많으면 그만"
당당치킨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이같은 분노가 매스컴을 통해 연일 화제가 되자 이어 일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자영업자들의 반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축적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번 계기로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치킨집 사장님들 정신 차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네티즌 C 씨는 "당신들 치킨집에 직원을 몇 명 고용하고 매출이 얼마고 원가가 얼마고 배달비가 얼마고 그게 소비자랑 무슨 상관이냐"며 "소비자는 싸고 맛있고 양 많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C 씨는 "어떤 부부가 운영하는 전통시장 치킨집은 치킨 1마리에 8000원을 받고 팔면서 연 매출 6억 원을 기록한다"며 "마진이 안 남으면 방식을 바꿔야지, '너희도 싸게 팔지 마', '먹지 마' 이건 무슨 심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트에서 돈가스, 초밥 판다고 지역 일식집이 망하나. 분식 판다고 분식집이 망하냐"며 "누구처럼 재료 하나하나 직접 거래처 찾아다니면서 구하는 것도 아니고 본사에서 전부 납품받아 밀키트 조리 수준으로 파는 게 지금 치킨인데, 경쟁력에 밀리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킨 1마리 3만 원은 돼야" 재조명
한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 중 하나인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은 지난 3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1닭 2만 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치킨 가격이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회장은 도계비(닭을 잡는 비용), 물류비, 재료비 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고 소상공인들이 서비스까지 다 하는데 고객들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인건비, 임차료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소상공인이 사업을 한다면 본인들 노력의 대가는 받아야 하는데 최저임금 수준도 못 받는 사업을 하는 그런 수준이 됐다"며 "쌀이나 배추는 200~300% 올라도 이야기를 안 한다"고 호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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