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 베어마켓 탈피…Fed의 승리일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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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5 17:15   수정 2022-08-16 00:19

나스닥지수, 베어마켓 탈피…Fed의 승리일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경제이론은 ‘상식’이다. 상식이 통할 때는 ‘노멀’, 통하지 않을 때는 ‘뉴노멀’이라 부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처한 통화정책 여건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와 같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인플레이션 진단에 실패해 반성문을 쓸 만큼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 경제가 당면한 현안 중 가장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경기 침체 여부다. 미국경제연구소(NBER)가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떨어지면 경기 침체로 판단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정의대로 한다면 미국 경제는 올 들어 두 분기 연속 역성장(1분기 -1.6%, 2분기 -0.9%)해 경기 침체에 빠졌다.

2차 대전 이후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떨어질 때 미국 경제는 예외 없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 현재 미국 국민의 70% 정도가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 경제 각료들은 고용지표 호조 등을 들어 경기가 여전히 건전하다는 입장이다.

대표적 고용 통계인 실업률을 보면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바이든 정부의 시각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난 1월 이후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3.5~3.6%가 7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과 저실업, 과연 가능할까? 실업률은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눠 산출한다. 실업자는 일할 의욕이 있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비자발적 실업자를 말한다. 과다한 코로나19 지원금에 따른 ‘코브라 효과’로 근로자가 노동시장에 참여할 뜻이 없을 때는 자발적 실업자로 분류돼 실업자에서 빠진다. 실업률 개념의 이런 허점으로 인해 고용시장 호조를 들어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바이든 정부의 판단은 비판받고 있다. 경제지표와 경기 간 그랜저 인과검증 결과를 보면 고용 통계는 후행 지표인 점을 들어 올해 상반기 역성장이 하반기 들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해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 진단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에는 경기 진단에 실패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년 전 인플레가 높아질 때 Fed는 중고 자동차 가격 상승 등과 같은 여름 휴가철 요인을 들어 ‘일시적’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평균물가목표제를 근거로 인플레 타기팅선을 웃도는 물가 수준을 용인할 수 있다는 위험스러운 발언까지 내놨다.

Fed의 판단 실수와 경솔한 대응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년 전부터 뛰기 시작해 작년 12월 7%대, 올해 3월 8%대, 6월에는 9%대까지 치솟았다. 상승 속도로 보면 말이 뛰는 ‘갤러핑’, 6월 CPI 상승률 9.1%는 인플레 타기팅선을 네 배 이상 웃도는 ‘하이퍼’ 수준이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만 지켰더라면 올 3월 이후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폭을 한 단계씩 올리는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1913년 설립 이후 Fed의 통화정책 역사상 최대 치욕으로 꼽는 1930년대 ‘에클스 실수’에 이어 ‘파월의 실수’로 기록될 수 있는 대목이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7월 CPI 상승률이 8.5%로 둔화된 것을 계기로 그 누구보다 학수고대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 대책의 효과로 칭송했다. 나스닥지수도 107일 만에 베어마켓에서 탈피했다. 파월의 실수라는 혹평을 의식한 Fed 내부에서는 ‘파월의 승리’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7월 CPI 상승률이 둔화한 내역을 뜯어보면 휘발유 가격 안정 등과 같은 계절 요인이 여전히 크다. 1년 전에는 계절 요인을 무시해 인플레를 일시적으로 고집하다가 1년 후에는 이 요인을 중시해 인플레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 Fed의 판단이다. 전형적인 이중적 태도이자 통계 해석 조작이다.

Fed의 실수로 1년 전에는 미국 국민에게 인플레라는 고통을 안겨줬다면 이번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더 큰 고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 뉴노멀 통화정책 여건에서는 종전의 이론과 관행을 뛰어넘는 진단과 예측으로 중앙은행 실수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국민의 경제생활이 안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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