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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양양 바닷가 앞 땅값이 평당 200만원이었습니다. 다들 '사지마라 사기다'며 만류했었죠. 지금은 그 땅이 평당 3000만원이 넘습니다."
강원도 양양은 인구 2만8000명의 '인구소멸 위기지역'이다. '노인과 바다' 뿐이었던 이곳에 지금은 연간 1522만명(2020년 기준)의 관광객이 찾는다. 그 중심에는 서핑이 있다. 국내 최고의 서핑 성지가 된 양양에서 서퍼들의 필수앱 '더블유에스비팜(WSB FARM)'을 만든 장래홍 대표(37)를 8월19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첫 사업은 서핑 콘텐츠였다. 2015년 영상관련일을 하던 장 대표는 강원도 양양으로 내려와 서핑의 매력에 빠졌다. 파도가 있는 데를 찾아 다니며 서핑을 하고 서핑 영상을 찍던 그는 우연히 한동훈 공동대표(44)를 만나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한동훈 대표는 당시 서핑의 천국이라는 발리와 한국을 오가며 서핑과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장 대표는 국내 첫 서핑 매거진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배우 이천희, 윤진서 등과 다큐도 제작에 나섰다.
그러다 파도웹캠 서비스에 도전했다. 매일 아침마다 파도를 찾아 다니는데 지친 그들은 실시간으로 파도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내 주요 해변 24곳을 직접 발로 뛰며 HD웹카메라를 설치했다. 장 대표는 "그 당시 폐쇄회로TV(CCTV)는 감시 카메라 이미지가 강했다"며 "바다를 누비며 카메라를 설치하고 다니자 다들 이상하게 바라봤다"고 말했다.
서핑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서핑의 생명은 파도다. 그동안 서핑을 하려면 파도를 보러 직접 바다에 나가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그날 파도 컨디션에 따라서 서핑을 할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껏 바다로 나갔어도 파도가 잔잔해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은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더블유에스비팜(WSB FARM)'의 파도웹캠과 오늘의 파도를 본다. 네이버에 날씨정보를 제공하는 기상기업 '웨더아이'와 제휴를 통해 기상 예보처럼 파도 예보 서비스도 시작했다.
서핑의 접근성이 낮아지자 젊은층이 몰렸다. 2014년 4만명이던 서핑인구가 2020년 8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서핑 해변을 따라 다양한 인프라가 생겼고, 젊은 셰프들과 바리스타들이 모였다. 장 대표는 "골프가 아무리 인기 있다고 골프마을이 생기지 않는다"며 "도시와 문화를 바꾸는 것이 서핑이 가진 힘"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도 들썩였다. 그는 해변문화에 특화된 '워케이션(일+휴가) 프로그램'도 내년 상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양양을 찾는 관광객 중 절반 이상은 20일 가량 머물고 있다. 그들에게 다양한 서핑 관련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양양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컨소시엄에 선정돼 관련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2시간이면 바다를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서핑인구 증가에 한 몫했다. 그는 "전세계를 둘러봐도 바다와 2시간 거리에 인구 1000만 대도시를 가진 나라가 얼마 없다"며 "양양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서핑문화를 확산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8월19일 장래홍 대표 인터뷰 전문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더블유에스비팜 대표 장래홍(37) 입니다. 한동훈 대표와 함께 양양에서 서핑 라이프 스타일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처음에는 2015년 서핑잡지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영상 관련일을 하다 양양에 내려와 서핑에 빠졌습니다. 파도가 있는 데를 찾아 여행을 가는 멤버가 있었는데, 그때 지금 한동훈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서핑 관련 일을 하자 의기 투합 하게 됐습니다. 국내 최초 서핑 잡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서핑을 좋아하는 직장인이나 배우 이천희, 윤진서 씨 등과 다큐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해외처럼 한국에서도 실시간으로 파도를 볼 수 있는 웹캠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9년 10월 투자를 받아 법인으로 변경했습니다."
Q. 사업 모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파도웹캠은 국내 서핑해변 24곳에 HD웹카메라 설치해 파도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해양 레저의 필수입니다. 파도가 있어야 서핑을 할 수 있고, 파도 없어야 스킨스쿠버를 할 수 있습니다. 서퍼들이 매일 아침마다 확인하는 필수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네이버 날씨정보 제공하는 기상정보기업 ‘웨더아이’와도 제휴하고 있고, 해양 기상을 예보 해주는 ‘오늘의 파도’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기상정보의 데이터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과거 LG유플러스와도 협업했고, 현재 양양군청 등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핑 관련 물품을 전문적으로 하는 커머스와 서핑 커뮤니티도 운영중입니다. 데상트.데스커.지프 등 기업들을 위한 서핑 관련 광고나 콘텐츠 제작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Q. 해외 유사 사례가 있나요.
"미국 서프라인과 일본 나미덴세츠가 유명합니다. 실시간으로 파도를 보는 서비스를 벤치마킹 했습니다. 해외는 유료 구독모델이지만 저희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Q. '서핑 성지' 양양이 많이 변했나요.
"2015년 양양에 왔을때 바닷가 앞 땅값 평당 200만원이었다. 주위에서 '사지마라, 비싸다, 사기다'라며 만류했었죠. 지금은 그 땅이 평당 3000만원 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양양 인구는 2만7000명인데, 연간 1522만명(2020년 기준)이 방문합니다."
Q. 양양을 찾는 이유가 뭘까요.
"서핑이 도시의 문화를 바꿨습니다. 양양을 찾는 관광객중 절반이상이 20일 가량 머물고 있습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과 지자체 노력도 컸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핑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골프가 인기 있다고 골프 마을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핑은 다릅니다. 서핑 해변을 따라 다양한 인프라가 생기며 셰프 바리스타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젊은 층들이 해변 문화를 만드니 도시 이미지가 확 달라졌습니다."
Q. 국내 서핑 인구는 어느정도로 예상 하고 계신가요.
"협회 조사를 보면 서핑인구는 2014년 4만명, 2020년 8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방문객은 훨씬 많습니다. 서핑 인구 정의가 중요합니다. 야구도 플레이 하는 사람과 관객수가 다른 것 처럼, 서핑도 마니아층과 체험인구가 다릅니다."
Q. 서핑 인구가 늘어난 이유가 있을까요.
"서핑은 물에서 하는 스포츠로 다른 운동에 비해서 부상 위험이 적습니다. 바다는 그리고 넓습니다. 골프처럼 기다리거나 부킹을 잡으려 애먹지 않아도 됩니다. 양양과 부산의 서핑 인구가 30~50대가 가장 많습니다. 사실 최근까지 서핑은 접근성이 좋은 스포츠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최대 인공 서핑장이 시흥에 들어서기도 하고, 서핑 환경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전세계를 둘러봐도 바다와 2시간 거리에 인구 1000만 도시를 가진 나라가 얼마 없습니다."
Q. 사업과 관련해 생각나는 에피소느가 있나요.
"힘든점은 사업 초기에 바닷가 보여주는 실시간 서비스가 없어 CCTV를 설치 했어야 했다. 당시 CCTV는 감시카메라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이상하게 봤습니다. 전국 해변을 돌면서 카메라를 직접 달았습니다. 초기 비용이 많이 필요했죠."
Q. 고객 반응이나 피드백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전국 서핑스쿨을 통해 초보 서퍼들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일기예보 같은 파도 기상 예보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어려운 수치들만 나열되어 있었죠. 그것을 일반인들도 쉽게 알아 볼 수있도록 도식화 했습니다."
Q. 올해 매출은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누적 회원수는 현재 8만명이 넘었습니다. 올해 매출은 8억원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작년 대비 2배 성장했습니다. 양양과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컨소시엄에 선정돼 하반기부터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을 한 비결은 무엇입니까.
"서핑은 자연과 호흡하는 문화 입니다. 무동력인데다 친환경적입니다. 코로나로 답답해진 사람들이 도시를 나와 자연을 찾는 것 같습니다. 2015년 당시 양양은 '노인과 바다뿐인'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서핑의 힘입니다. 바닷가 해변 스카이라인도 많이 변했습니다."
Q. 앞으로 더 추가하거나 생각해놓으신 신사업은 있으신가요.
"휴양지에서 일하는 '워케이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퍼들은 겨울철에는 발리로 원정을 떠났습니다. 발리 서핑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현재 발리에도 카메라 3대를 설치해 파도를 볼 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양양에서도 관련 사업을 해보기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가구 업체 '데스커'와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별도의 공간을 오픈 할 예정입니다. 양양에서 일하면서 출근전이나 퇴근후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중입니다. 누구나 서핑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입니다."
Q. 경영 목표가 있습니까.
"투자 받지 않아도 돌아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구조 만들었습니다."
Q. 창업 후발주자에게 조언 해줄게 있나요.
"사업을 하면서 크게 아쉬운 점은 초기에 사업계획서를 썼었어야 했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초기 구상과 달라져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써봤으면 좋았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생각과 글로 정리하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그랬다면 하고자 하는 사업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해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 사업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해변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양양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서핑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게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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