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마시다 비만"…술 포기 못 하는 다이어터들 '희소식'

입력 2022-08-22 21:00   수정 2022-08-22 23:26

술이 '칼로리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내년부터 주류 제품 겉면에도 열량(칼로리)을 표시하기로 최근 정부와 업계가 합의하면서 칼로리 정보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열량이 표기되면 술을 포기할 순 없지만 살찌는 건 걱정되는 이들이 제로칼로리나 저칼로리 주류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주류 업체와 와인 업체, 음료 업체들이 저칼로리 제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 막걸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든 술의 병이나 캔에 열량 정보가 표시된다. 한국주류산업협회·한국주류수입협회·한국막걸리협회·한국수제맥주협회 등 6개 주류협회는 이르면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공정거래위원회·소비자단체협의회와 '주류 제품의 열량 자율표시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식약처는 이 협약에 연 매출액 120억원 이상 주류 업체 대부분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년 매출액 기준 시장 유통 주류의 약 72%를 차지한다. 우선 막걸리(탁주)?약주는 내년 1월 1일부터 판매되는 병에 열량을 표시하기로 했다. 소주?맥주의 경우 병 제품부터 우선 적용하고 캔 용기는 현재 쌓아 놓은 재고가 소진된 후 추진하기로 했다. 와인은 대형 마트 유통 제품부터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주류 제품의 열량 표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그간 꾸준히 나왔다. 열량이 적다는 의미로 ‘라이트’란 명칭을 사용한 맥주 등도 판매되고 있지만, 소비자는 정확한 열량을 알 수 없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17년부터 열량을 포함한 주류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시작했다.

고열량 음식인 술을 즐기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공정위가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참이슬·처음처럼·좋은데이 한 병의 열량은 397~408㎉다. 소주 한 병(360mL)이 평균적으로 400kcal가 넘는다. 맥주의 경우 카스·하이트·테라·클라우드가 한 병(500mL)에 229~24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탄주’ 형태로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신다면 섭취하는 총열량은 900kcal에 이른다. 고열량 식품으로 꼽히는 피자 한 조각의 열량이 250kcal 내외다.

최근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저칼로리 맥주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칼로리 낮은 술’ ‘제로 슈가(당류) 술’에 대한 소비자들 선호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클라우드 대비 60% 낮은 수준의 저칼로리 제품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새롭게 출시했다.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는 500ml 한 캔 열량이 99칼로리에 불과하다. 일반 클라우드 500ml 한 캔 열량 248.5칼로리에 비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2012년 출시돼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을 선점한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 제로’(도수 0%)는 60㎉(355㎖)라며 저칼로리임을 강조해왔다. 오비맥주도 대표 브랜드인 카스 제품에서 칼로리를 낮춘 카스 라이트를 판매 중이다. 이 맥주는 고발효 공법으로 카스 프레시 대비 칼로리를 33% 낮췄다. 수입 맥주로는 ‘칭따오 논알콜릭’ 등이 있다. 칭따오의 맥주 제조 마지막 공정에서 알코올만 제거, 맥주의 맛을 구현하면서도 도수는 0.05%로 낮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칼로리는 330㎖ 기준 63㎉로 같은 용량의 일반 맥주(140㎉ 안팎)보다 50% 이상 낮다.

소주 제품들도 칼로리 빼기에 돌입했다. 대선주조는 지난 1월 주력 제품 ‘대선’을 전면 재단장한 제품을 선보였다. 5년 만에 새롭게 출시한 과당 0% 슈거프리 리뉴얼 대선은 과당, 소금, 아미노산 등을 전혀 첨가하지 않아 기존 제품 대비 낮은 열량(90㎉·100㎖)으로 MZ세대(1980~2000년대생)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다음달 소주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과당을 저칼로리 감미료로 대체한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술병에 표기된 도수를 보느라 열량에는 신경을 많이 안 썼는데, 앞으로 칼로리도 표시되면 도수뿐만 아니라 이왕이면 열량이 낮아 부담이 덜 되는 술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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