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가득채운 토끼 2억마리 "160년 전 외래종 24마리가 번식해"

입력 2022-08-26 17:16   수정 2022-08-26 18:05


최근 호주의 기존 생태계를 파멸시키다시피한 외래종 토끼의 번성 과정을 한 연구진이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조엘 알베스 옥스퍼드대 연구원 등 연구진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호주의 기존 생태계를 파멸시키다시피 한 연구진은 외래종 토끼의 번성 과정을 유전학적으로 추적했다.

연구진은 이 토끼가 호주에서 대량 서식하게 된 것은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파괴적인 외래종 침략 사건"이라며 "외래종 침략은 환경과 경제를 파괴하는 중대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문헌을 살펴보면 160여년 전 영국에서 출생해 식민지 호주에 정착한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이 토끼들을 데리고 왔다. 당시 1788년 시드니 항에 당도한 영국 함대와 함께 5마리의 토끼가 호주 땅을 밟았고, 이후 약 70년에 걸쳐 최소 90차례 이상 유럽산 토끼 종이 수입돼 일부 지역에 서식하게 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현재 호주 전역을 뒤덮다시피 하는 2억마리의 해당 야생토끼 종은 대부분이 오스틴이 들여온 24마리에서 번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단 한 번의 사건이 호주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촉발했다"며 "호주 내 환경 변화도 이런 침투를 용이하게 했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전적 구성"이라고 밝혔다.

앞서 호주에 살던 토끼 종들은 온순한 성격과 늘어진 귀, 화려한 색의 털 등 가축화된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반면 오스틴이 들여온 토끼들은 포식자를 회피할 수 있는 야생종의 유전적 특성을 잃지 않았던 덕에 호주 대륙의 거친 들판에서 뛰어난 생명력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단 한 명의 행동이 환경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지구적으로 생물 다양성을 지켜내려면 엄격한 '바이오 안보'(Biosecurity·지역 간 생물 이동 제한)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초원을 황폐화하는 토끼 떼에 골머리를 앓아온 호주 당국은 여우와 같은 천적을 들여오거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등 방식으로 박멸을 시도하는 '토끼와의 전쟁'을 벌였지만 여태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h3>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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