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2년 만에 800억"…30대 대표 '빅픽쳐' 통했다 [신현보의 미래탐구]

입력 2022-09-02 11:36   수정 2022-09-02 14:42



빅데이터 마케팅 솔루션 기업 스토어링크의 정용은 대표(사진·35)는 연쇄 창업가다. 부친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권고사직을 당한 후 한 사업이 성공하자 자연스럽게 창업에 이끌렸다. 고등학생 때 프로그램을 공부하며 뚝딱 만든 '웹하드' 사이트가 생각보다 돈이 잘 벌리자 그렇게 창업의 길이 시작됐다.

10여년 전 소상공인을 위해 만든 마케팅 플랫폼은 서울에서만 고객사 500여개를 두며 성공을 맞았다. 하지만 PC 기반의 서비스는 모바일 시대와 소셜 커머스의 대거 등장으로 접어야 했다. 시대의 변화가 주었던 시련은 그에게 훌륭한 오답노트가 됐다. 그간 다양한 마케팅업체를 설립했던 노하우를 살려 만든 것이 오늘 날의 '스토어링크'다. 현재 스토어링크는 2020년 4월 설립 후 2년 차에 회원 10만 명을 확보하며 연간 매출 약 100억 원을 발생시키고 누적 투자금 110억 원을 확보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려가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전자상거래는 오픈마켓의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아직 이커머스에서 특정 섹터를 제외하면 미개척된 분야가 너무 많다. 누구든 기회를 잡으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사몰 지고 오픈마켓 시대…기회 무궁무진
정 대표는 자사몰(D2C·소비자직거래 쇼핑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체적으로 크게 성장하거나 큰 투자를 받는 자사몰이 대거 나왔지만, 광고 지출이 매우 큰 시장"이라면서 "대다수 판매자가 승부를 보기에 쉽지 않은 판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어왔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애플이나 구글, 메타 등 빅테크나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판매자 입장에선 자사몰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격이나 다름이 없다고 전했다. 자사몰이 그간 써온 마케팅 기법에 많은 부담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광고 효율이 굉장히 안 좋아진다는 의미"라면서 "갈수록 서드 파티(Third-party·제 3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 결국 탄력을 받게 되는 건 네이버나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픈마켓은 자사몰이 마케팅비를 대거 지출해서 모집해야 할 회원을 이미 수천만 명 확보하고 있다"면서 "오픈마켓 또한 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외부 광고에 써야 할 자원을 제품에 집중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쿠팡을 끝으로 새로운 오픈마켓이 안 나올 줄 알았으나, 이후 네이버, 오늘의집, 에이블리, 무신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오픈마켓 발달이 안 된 섹터가 너무나 많다"면서 "게다가 이런 플랫폼들의 특징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창조하고 바이럴을 만든다는 점이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게 이커머스에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키보드 한방에 지표 자동으로 우르르
…"뭘 해야 매출 늘어날지 딱 나온다"
정 대표는 "대부분 이커머스 판매자들은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하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팔려는 제품이 고관여 제품인지 저관여 제품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제품은 인지도만 높아지면 잘 팔리지만, 어떤 제품은 광고를 아무리 많이 해도 사람들이 많이 따져가며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품의 성격에 따라서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 중 적절한 전략을 택해야 한다면서 스토어링크에서는 이렇게 이커머스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기반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토어링크에게 일단 서비스를 의뢰하면, 제품에 대해서 약 20개, 스토어는 약 40개의 지표를 자동적으로 추출한다. 무엇을 얼마나 개선해야 매출이 오르는지 숫자가 바로 나오는 것.

이 마법 같은 시스템 뒤에는 데이터가 있다. 가장 중심이 되는 데이터는 각사에서 수집해 가공한 오픈마켓 데이터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에서 댓글 수 등 각종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이미지, 댓글 등 다양한 데이터도 수집한다. 이들의 상관성도 분석해 사람들이 얼마나, 어떻게 반응했는지, 어떤 루트를 통해 제품을 찾고 구매까지 한 것인지 각종 구매 패턴을 파악한다. 이렇게 지난 3년 넘게 그가 매일 쌓아온 데이터는 스토어링크의 가장 큰 자산이자 무기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고객사의 브랜딩 예산 전체를 모두 돌려 퍼포먼스 마케팅에 투입하자 1000만 원 미만이던 월 매출이 바로 3억 원으로 훌쩍 늘었다.
전략 '싹' 다 바꿔주니 매출 20배↑ '대박'
스토어링크와 손을 잡고 연 매출 10억 원에서 2년 만에 800억 원으로 '대박'이 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무려 80배나 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 대기업과 한 제품에 대한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을 진행해 매출을 단번에 20배나 올린 사례도 나왔다고 한다. 요일, 시간대, 상품 구성, 할인율부터 쇼호스트까지 지정해서 전략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바꿔준 결과였다. 이에 라이브 커머스에 적합한 서비스도 내놓게 됐다.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마케팅을 돕는 프로젝트성 기획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관련 서비스도 고도화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CJ ENM 자회사인 다다엠앤씨(DDAM&C)와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공동구매 이커머스 플랫폼 '유니비'를 베트남에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빛을 보지 않았으나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가 평균 이상만 돼도 우리의 마케팅 기술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나가고 있다"면서 "결국 만족은 고객사, 나아가 소비자의 몫"이라고 전했다.
"누가 성공할지 다 안다"
정 대표가 꿈꾸는 스토어링크는 마케팅 솔루션 업체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가 그리는 스토어링크의 미래는 '브랜드 에그리게이터(Aggregator)'에 있다.

브랜드 에그리게이터란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인수해 성장시켜 수익을 내는 기업을 말한다. 미국에서 스라시오(Thrasio) 등이 아마존 셀러 계정을 사들인 뒤 이들의 성장을 가속해 약 2년 만에 유니콘(기업평가액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정 대표는 "성장성은 있지만 적자였던 고객사가 투자를 먼저 제안하면서 추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누가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누구와 함께하면 좋을지 리스트를 이미 다 만들어서 하나둘 접촉해나가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무리하게 투자나 인수에 나서진 않을 방침이다. 업무협약(MOU)이나 협력 등을 통해 손발을 맞춰나가면서 마음마저 맞으면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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