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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미국 증시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상반기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역금융장세’였다면, 하반기는 기업실적 하락으로 증시가 빠지는 ‘역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가 하반기 기업 실적 하락으로 인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들어 S&P500 지수가 18% 이상 하락했지만, 기업의 실적 전망을 나타내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6월 저점 기준 1.5%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증시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희망을 무너뜨리면서 앞으로 자산시장은 경기 부양책으로 뜨거워지다 급냉각하는 ‘불과 얼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이전과 달리 높은 금리보다는 낮아진 기업 이익이 주식시장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가 아직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BoA는 거시경제지표, 경제정책과 관련된 상향식 데이터, 시장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기업 이익 성장, 투자심리, 기술적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자체적으로 정한 10개 지표 가운데 4개만 증시가 바닥이라는 신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증시 추가하락을 가리키는 지표로는 ‘주식 위험도 프리미엄’이 낮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이란 투자자들이 무위험 수익률에 비해 주식 투자로 기대하는 초과 수익률을 말한다. BoA에 따르면 주식 위험도 프리미엄은 적정 수준보다 75bp(1bp=0.01%) 낮은 상태다. BoA는 미 국채 금리가 현재보다 50bp 이상 추가 하락해야 하며, S&P500 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보다 더 낮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닥을 가리키는 긍정적 신호로는 미국 8월 고용지표를 예시로 들었다. 미국 8월 실업률은 전달 3.5%에서 3.7%로 오르면서 경기 둔화 흐름을 보였다. BoA는 “증시가 현재 수준에서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면서 “시장이 본격 반등할 수 있는 신호가 언제 나타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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