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값 급등에 폐업할 판"…자영업자도 '한숨'

입력 2022-09-06 17:55   수정 2022-09-07 00:22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숨이 깊어지는 건 중소기업인뿐만 아니다. 물가가 급등해 비용 압박을 거세게 받는 자영업자·소상공인도 ‘울상’이기는 마찬가지다. 상당수 영세 자영업자는 손님들이 지갑을 아예 닫아버릴 것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6일 서울 청파동에서 만난 분식집 사장 양모씨(52)도 그랬다. 그는 “인근 대학의 2학기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가게를 찾는 손님도 늘어나기는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상당수 손님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이어서 오른 가격을 확인하고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얘기다. 양씨는 “밀가루부터 식용유까지 안 오른 게 없어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데, 고객들이 이를 이해해줄 리 만무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냉면 가격은 1만500원으로 전년 동월(9577원) 대비 9.6% 올랐다. 김치찌개는 7500원, 칼국수 8423원, 김밥 3046원으로 각각 8.3%, 12.9%, 11.5% 상승했다. 식자재로 쓰이는 주요 농산물값은 올 들어 가뭄→폭염→폭우→태풍으로 이어진 ‘이상기후 4연타’로 추석 대목을 앞두고 연일 상승세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경우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로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대신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식재료값을 인상해 비용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지난달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BHC가 가맹점주에게 공급하는 상당수 닭고기 가격을 1.1~2.5% 올린 게 그런 사례다.

이에 따라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부지기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씨(62)는 “가게 운영 5년 만에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인건비와 원재료가 워낙 급등해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연휴 때 생각을 정리해 결단을 내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1년 호황을 누린 e커머스 입점 자영업자도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의류사업을 하는 김모씨(35)는 면화 가격 인상으로 옷 가격을 올렸더니 매출이 예상 밖으로 감소해 당황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엔 스마트스토어 주문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며 “8월이 계절적으로 패션 상품 비수기이긴 하지만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고 했다.

이미경/배정철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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