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넘는 아파트 주담대 금지 해제가 긍정적인 이유 [더 머니이스트-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입력 2022-09-14 07:49   수정 2022-09-14 16:19

정부가 시가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가령 지금처럼 '9억·15억'이라는 금액 기준선을 유지한 채로 구간별 대출한도(LTV)를 조정하는 것인지, '9억·15억'이라는 금액 기준선을 변경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9억·15억'이라는 금액 기준선을 없애겠다는 것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세 가지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것은 금액 기준선을 없애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금액 기준선이 설정되면 시장 상황이 변화할 때 적시에, 그리고 적절하게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미 유사한 사례가 많습니다. 거래 금액 구간별로 달리 적용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이 그것입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중저가 주택의 중개수수료는 낮게, 고가주택은 높게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집값이 크게 오르자 종전의 중저가 주택이 고가주택 구간으로 들어가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어느 방향이든 이번에 언급되는 대출 규제 완화는 긍정적이며 시장 정상화의 내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19년 12월에 처음 제시된 9억원과 15억원이란 고가주택의 기준에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9억원은 당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공시가격)에서 차용한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지만, 15억원이란 기준은 당시에도 별다른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9억·15억'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조치가 목적했던 정책효과를 끌어낸 것도 아닙니다. 그 이후로도 주택가격은 크게 올랐습니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주 규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고가구간의 대출한도가 완화된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엇비슷한 구간대에서 가격이 더 높은 주택으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만으로 전체 매매시장의 활성화까지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DSR 차주 규제와 관련해 빈번했던 지적이 '청년이나 일반 직장인은 몇억원의 대출도 안 되는 것이냐'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때문에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얼마만큼 이뤄지느냐에 따라 정도가 미미하다면 곧바로 시장에 가시적인 영향을 끼치기보다는, 고가주택에 대한 종전의 규제를 완환한다는 정도의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서울의 경우에는 고가주택이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대출한도가 낮은 편이라 규제 완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범위는 더욱 넓습니다. 다만 새 정부가 취임한 이후의 행보를 감안하면,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전격적인 규제완화가 당장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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