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승용 샤페론 대표 “스테로이드 대체할 항염증 치료제 개발 목표”

입력 2022-09-13 15:57   수정 2022-09-20 09:48

이 기사는 09월 13일 15: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식당은 음식이 맛있어야 하고 이발소는 머리를 잘 깎아야 하듯이 바이오 기업은 월드 클래스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항염증 치료제를 내놓겠다.”

성승용 샤페론 공동 대표이사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회사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염증 질환 치료제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염증복합체 조절 통한 신약 개발

샤페론은 항염증 치료제와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를 두 축으로 성장하는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기업이다. 10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9월 말부터 시작한다.

면역생물학계의 권위자이자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인 성 대표와 함께 대형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Eli Lilly), 애보드(Abbott), 먼디파마(Mundipharma) 사장을 지낸 의사 출신의 전문 경영인 이명세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아토피 치료제 ‘누겔’,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 알츠하이머 치료제 ‘누세린’ 등을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인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는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개발되고 있다. 프랑스 회사 사노피가 나노바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블링스를 38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하기도 하는 등 신생 기술이지만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성 대표는 “나노바디 플랫폼에 이중항체, 메신저 리보핵산(mRNA), 표적 단백질 분해기술(PROTAC)과 같은 혁신적인 치료접근법(modality)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중 mRNA는 기존 항체 치료시장과 비교해 적응증을 확장하고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약 10배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페론은 서울대학교 학내벤처로 출발했다. 성 대표가 2004년 ‘네이처 리뷰 이뮤놀로지’지에 게재한 논문이 이론적 토대가 됐다.

성 대표는 “외부에서 몸속으로 들어온 이물질이 곧장 염증을 유발한다는 기존 면역학에서 벗어나 손상된 체내 조직과 세포에서 발생하는 이물질로 인해 면역 체계가 발동해 염증이 생긴다는 새로운 이론(DAMPs)을 제시했다”며 “조금 더 깊게 공부하다 보니 염증의 시작과 악화 과정에서 역할을 하는 염증복합체(GPCR19)를 발견해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까지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항염증 치료제로 스테로이드가 주로 사용되어 왔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좋은 효능에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는 약을 개발해 스테로이드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항염증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성 대표의 장기적 목표다.

성 대표는 “아직도 실험실에서 연구할 때가 가장 심장이 두근댄다”며 “아직 국내에서 바이오 생태계가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벤처는 좋은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수혈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기술성 평가 고배 이후 '전화위복'

샤페론은 2020년 11월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그 때의 경험이 기술력과 사업성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성 대표는 “당시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할 줄은 전혀 예상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좀 오만했다”며 “이후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과 기술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샤페론은 지난해 3월 국전약품과 누세린의 기술 이전 계약을, 올해 4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누세핀의 기술 이전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누세핀과 누겔의 해외 기술이전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성 대표는 “조기에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하면 임상 초기 단계(얼리 스테이지)에서부터 기술이전을 진행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수의 제약사들과 공동연구 및 자체 사업화를 통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캐시카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가 15년여간 학계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사람들과 맺은 네트워크가 그 기반이 될 전망이다. 다국적 제약사와도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어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의 경우 조건부 허가로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술이전뿐 아니라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 병원들을 전담하는 소수의 사업화 팀을 구성해 2023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샤페론은 오는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0월 6~7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10월 중순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다. 희망 공모가는 8200~1만200원으로 공모액은 225억~280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823억~2268억원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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