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배추 평균 가격은 1728원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높다. 최근 10년간 9월 배추 평균 가격은 938원이다. 무 가격도 심상치 않다. 무 도매가격은 전월 대비 16.0%,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69.1% 올랐다.
여름철 폭염과 폭우가 반복해서 이어진 데다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배추 가격이 치솟았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현재 시중에 풀리는 배추는 해발 600m 이상의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여름 배추”라며 “기상 악화로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김치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상은 지난달 중순께부터 자사몰 ‘정원e샵’에서 ‘종가집 배추김치’는 물론 깍두기와 파김치 등을 ‘일시 품절’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자사몰 ‘CJ더마켓’에서 ㎏ 단위로 판매하는 ‘비비고 포기김치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도 오후가 되면 김치 매대가 비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8월 중순부터 포장김치 수요가 몰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잇달아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형 식품사도 배추를 구하기가 어려운 처지여서 포장김치 생산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원재료 가격 급등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포장김치 가격 인상도 결정했다. 대상은 다음달부터 종가집 김치 판매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CJ제일제당은 15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농협중앙회 역시 “재료 가격 상승과 배추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농협김치’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업계에선 본격적 김장철인 11월 전까지는 배추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부터 해발 400~600m에서 자라는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배추 가격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테란도 다음달부터 배추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10월 배추 도매가격은 ㎏당 726원, 11월엔 487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관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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