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다던 '현실판 카트라이더' 반전…120만명 줄 서서 탔다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2-10-09 07:00   수정 2022-12-08 08:43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이 테마파크 만든다고 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죠. 창업 5년 만에 600억원을 들여 제주 1호점을 냈습니다. 2년 뒤에는 인천공항에 2호점이 문을 열죠. 2030년까지 글로벌에 15호점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모노리스 9.81 파크'. 바람을 뚫고 카트 차량이 달려 내려온다. 부스터를 누르면 순간 가속이 된다. 결승점을 통과하자 누구랄 것 없이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희비가 엇갈린다. 제주에 등장한 신개념 카트에 벌써 120만명이 다녀갔다.

중력 가속도를 이용한 레이싱 스포츠 '현실판 카트라이더'로 테마파크에 도전장을 낸 김종석 모노리스 대표(46)를 지난 9월16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투자업계에서 벤처 발굴 전문가로 일하던 김 대표는 수백개 인터넷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창업과 성공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러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이 그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 PC에서 스마트폰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보고 그는 "시대가 변하는 것을 느꼈고 창업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IT기업 전문가였던 그가 꺼내든 사업 아이템은 '레저'였다. 온라인 시대가 온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오프라인 경험이 더욱 중요해지지라 생각했다. 몸으로 뛰어 놀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레저 경험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영원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모바일 시대의 핵심은 오프라인 경험을 서로 상호 보완해 더 강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10명도 안되는 스타트업이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들 미쳤다고 만류했다. 전통 테마파크는 조단위 금액이 투입되는 자본집약 산업이다. 하지만 그는 굽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당시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온라인 세상을 지배하리라 생각했다"며 "그들이 안보는 곳을 선점하는게 중요하다 판단했고, 그것이 오프라인 테마파크였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카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롤모델은 100년 전 유럽에서 나무상자에 바퀴 달고 언덕에서 내려오는 놀이문화를 차용했다. '현실판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처럼 만들면 통하겠다고 생각했다. 기계공학과 자동차 덕후(마니아)들을 모아 프로토 타입을 개발했다. 게임성을 고민하다,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에서 부스터 가속을 떠올렸다. 그는 "유레카를 외치며 카트 핸들에 빨간 버튼을 달았다"며 "모든 레이싱 게임의 핵심 아이템인 부스터를 구현하니 더욱 게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전국 레이싱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2019년 제주점 완공후 지금까지 120만명 이상 찾았다. 초보 존에서는 전연령이 레이싱을 즐길 수 있고, 상급자 코스에서는 본격적으로 유저들이 레이싱을 통해 경쟁을 했다.

9.81파크 앱에는 모든 유저들의 레이싱 기록과 영상이 기록된다. 1위 레이서의 세부 데이터와 코스전략을 볼수 있는 영상 등 모든 기록들이 전부 나온다. 자체 대회를 통해 매년 챔피언도 선발한다. 김 대표는 "9.81파크 안에는 유저들이 경쟁을 하면서 승자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세계관이 형성된다"며 "방문할때마다 10번 넘게 타는 마니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 2호점은 평지에 13층 규모 건축물을 지어, 높이 50m의 트랙으로 2024년 준공 목표다. 실내다 보니 365일 운영 가능해 매주 찾아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고, 다양한 미디어 효과와 증강현실(AR) 기술들을 적용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도 구현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나 '마리오카트' 처럼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차가 느려지는 등 상호작용을 구현할 계획이다..

창업 8년 차인 김 대표는 이제 다시 스타트 라인에 선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두번째 10년은 제주와 인천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이 목표"라며 "전세계 유저들이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언제든 레이싱을 즐기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메타버스 게이밍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노리스는 현재 상장을 추진중이며 최근 상장 예비심사청구 신청을 했다.
다음은 김종석 대표 인터뷰 전문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무동력 레이싱카트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모노리스 김종석 대표(46) 입니다. 2014년 중력가속도만으로 레이싱을 즐기는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2019년 제주 애월읍에 9.81파크 1호점을 열었고, 2024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두번째 9.81파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창업전 벤처 투자발굴 업무를 하셨다고요.
"투자업계에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을 했습니다. 2000년대 IT분야에서 8년간 투자 업무를 했습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였습니다. 인터넷이 오프라인의 한계를 뛰어 넘는 시대가 오리라 생각했습니다. 수백개 인터넷 기업 흥망성쇠를 보며 어떤 기업 성공하는지 인사이트 얻었습니다. 경영자 천재성과 기발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서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롱런하지 못하더군요. 결국 스타트업 성공의 열쇠는 강한 실행력과 끈기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했고, 스마트폰 시대를 보면서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 서울대 MBA가 인생의 전환점이셨다고요.
"기업 경영과 투자는 다른 차원입니다. 경영 이론 배우려 지원했죠. 그곳에서 지금의 김나영 공동대표와 만났습니다. 미래를 보는 관점이 비슷했고, 창업 아이템을 공유했죠. 모바일 기술로 온라인 공간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결국에는 오프라인의 경험이 더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했죠. 몸으로 뛰어 놀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레저, 피지컬 액티비티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영원할 것이다 확신했습니다. 결국 모바일 세상과 오프라인 경험을 서로 상호보완해 더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Q. 그러다 왜 제주도로 내려가셨나요.
"당시 제주도에서 착시미술 박물관 사업을 하려는 창업팀이 찾아왔습니다. 사업 전략 컨설팅 해드렸죠. 당시 생소한 트릭아트 사업이 잘 키우면 글로벌 프랜차이징이 가능하리라 봤습니다. 그러다 동업제의를 받았습니다. 사업경험을 쌓을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Q. 첫 사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트릭아트 뮤지엄은 한국 최초의 시도여서 공동창업자들과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는데 당시 스마트폰 보급 시기와 맞물려 SNS 인증샷으로 입소문이 났죠. 2년 만에 제주도 박물관 중 입장객수 1위(67만명)를 차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문 관광단지에 제대로 된 두번째 뮤지엄을 지었고 이후 뮤지엄을 확장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스타트업 에자일 방식을 실제로 경험했던 것입니다."


Q. 두번째 창업 무동력 카트에 뛰어 들었습니다.
"인터넷 기술로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의 피지컬 액티비티를 융합해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사업 아이템을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스페이셜(Spatial) 게임파크 컨셉이 탄생했습니다. 스페이셜은 현실 공간에 가상공간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현실과 온라인 공간, 버추얼 공간을 융합한 개념이 스페이셜입니다."

Q. 왜 하필 무동력 카트였나요.
"오프라인에서의 피지컬 액티비티는 영원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모노리스는 스포츠에 게임 기술을 넣어서 테마파크 만드는 것으로 큰 줄기의 사업방향을 잡았습니다. 첫 아이템을 대중적으로 친숙한 레이싱을 골랐을 뿐입니다."

Q. 롤모델이 있었나요.
"100년전 유럽에서 나무상자에 바퀴와 핸들을 달고 언덕을 달리는 외국 놀이문화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가져오자 생각했죠. 현대적인 기술로 차량 트랙을 만들고, 스마트 기술로 테마파크 상품을 구현했습니다. 카트라이더나 마리오카트 같은 게임의 현실버전이죠."

Q. 스타트업으로 테마파크에 도전하셨습니다.
"다들 미쳤다고 만류했습니다. 당시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온라인 세상을 지배하리라 생각했죠. 그들이 안보는 곳을 선점하는게 중요하다 판단했고, 그것이 오프라인 레저였습니다."

Q. 무동력 자율주행 카트라니, 개발에 진심이셨군요.
"기계공학과 자동차 덕후들을 모았습니다. 2014년말 첫 프로토 타입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개발자가 보는 유튜브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일본 혼다 스포츠카가 핸들에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 일시 가속을 했죠. 이거다 생각했습니다. 모든 레이싱 게임의 핵심 아이템인 부스터를 구현하면 더욱 게임처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무동력 레이싱의 어떤 점이 매력 포인트인가요.
"수많은 유저들이 레이싱에 빠져 들면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그안에서 챔피언이 탄생하는 구조입니다. 스포츠와 게임을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노리스 앱을 통해 모든 레이싱의 기록과 영상을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1위 레이서의 구간별 세부데이터와 코스 전략 영상 등 모든 기록들이 전부 나오죠. 초보 존에서는 모든 연령이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방문할때마다 10번 넘게 연습하는 마니아들도 많습니다. 스포츠 경쟁을 접목한 신개념 테마파크 컨셉이 통했습니다."

Q. 제주 1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비결은 무엇인가요.
"모노리스 테마파크는 제주도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제주의 협재 바다를 보면서 레이싱을 즐기고, 돌아 올때는 한라산을 보면서 올라오죠. 무동력 레이싱이니 오염 배출도 없는 친환경 액티비티죠. 스포츠성에 게임성도 갖춰 계속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킵니다. 재방문율이 높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제주 1호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Q. 2025년 영종도 2호점은 어떤 컨셉인가요.
"1호점이 제주 관광지형 테마파크였다면, 2호점은 도시형 테마파크입니다. 평지에 13층 규모 건물을 지어, 높이 50m의 트랙을 만들 계획이에요. 실내다 보니 365일 운영 가능해 매주 찾아 실력을 향상 시킬수 있도록 구상했고, 각종 미디어 효과와 게임기술이 들어갑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게임 아이템을 구현하는거죠. 카트라이더 게임처럼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차가 느려지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R&D에 5년, 제주점 안착에 3년이 걸렸고 2년후 인천공항점이 들어섭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타트 라인에 서는 기분입니다."

Q. 상장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최근 상장 예비심사청구 신청을 했어요. 최선을 다할것이고, 저희가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Q. 글로벌 확장도 준비중이 시라고요.
"기존 전통 테마파크는 조단위가 들어가는 하드웨어 산업입니다. 한번 만들면 변화가 힘들죠. 모노리스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입니다. 아이폰처럼 새로운 컨텐츠가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됩니다. 투자 금액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제주점이 600억원이었고, 영종도는 850억원이 들어갑니다. 2030년까지 글로벌에 15개의 9.81파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 세계로 모노리스가 확장될 수록 연결성이 강조가 될 것 입니다. 유저들이 기술을 통해 연결되고 레이싱으로 서로 경쟁하고 성장하면서 세계관이 확장될 것입니다. 도시마다 챔피언 스토리가 생겨나는 구조죠. 초연결 시대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다양한 업체와 협업도 추진중이신가요.
"9.81파크 자체를 하나의 IP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래비티 레이싱의 경험을 통해 '스포츠 게임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죠. 스포츠+게임+테마파크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자체 캐릭터 개발도 가능합니다. 게임사나 전기차 브랜드들과 협업의 문도 열려있습니다."

Q. 제주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셨는데요.
"제주 9.81파크에는 젊은 크루가 필요합니다. 제주교육청과 협업해 지역 특성화고의 인재들을 파크 운영 크루로 리크루팅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의도에는 R&D센터가 있는데, 연구소 직원들 중 제주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은 (근무지를 선택해) 제주도에서 근무할 수도 있죠."

Q.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모노리스는 큰 꿈을 꾸고 긴 호흡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지난 8년간을 돌아보면 스페이셜 게임파크를 기획 후 기술 개발에만 5년, 그리고 첫번째 9.81파크를 안착시키는데 3년이 걸렸습니다. 이제 2년 후면 인천국제공항에 더 게임 같은 두번째 9.81파크를 런칭하게 되고, 이렇게 첫번째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모노리스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 10년은 제주파크와 인천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에 9.81파크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전세계 유저들을 서로 연결하여, 현실공간과 가상공간 양쪽을 자유롭게 오고 가며 언제 어디서든 실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친구들과 승부를 겨루며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이 개발한 테마파크의 우수성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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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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