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걸릴 신약개발 난제…AI, 5분 만에 해결

입력 2022-09-20 17:25   수정 2022-09-21 01:16

20일 대전 KAIST 첨단제조지능혁신센터. 약 2m 높이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서 자동운반장비(OHT)가 이동한다. 로봇 팔이 내려와 지면에서 부품을 싣고 올라간다. 인공지능(AI)의 제어를 받아 다른 OHT와 충돌 없이 이동한 뒤 다음 공정에서 부품을 내린다.


장영재 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및 2차전지 제조와 같은 첨단 제조 현장에 필요한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디지털 트윈 가상환경을 통해 개발했다”며 “최대 1000대의 OHT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현장의 디지털 대전환(DX)이 막을 올렸다. 연구소의 디지털 혁신은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우주항공 등 주력 첨단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더하는 필수 요소다. 이미 국내 반도체공장 자동화 기업인 시너스텍과 그린파워 등에서 15억원을 기부해 세워진 KAIST 첨단제조지능혁신센터는 디지털 트윈 가상공장을 실험실에 구축했다. 장 교수와 석·박사 연구생들은 AI 알고리즘을 수정하며 OHT의 길 막힘 없는 최적의 운송 경로를 찾아냈다.

이외 OHT 트랙에서 이물질을 찾아내는 알고리즘과 진동 신호에 기반해 제조설비의 이상징후를 진단하는 기술, 전기차 공장의 설계도면을 평가하는 툴 등을 개발했다.

첨단 신약 개발 현장도 DX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백민경 박사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AI 모델 ‘로제타폴드’로 단백질 구조 해독을 약 5분 만에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로는 복잡한 단백질 구조로 인해 수십 년 이상 걸리는 난제였다. 백 박사 연구팀의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서 2021년 올해의 혁신 연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정부는 첨단 바이오 연구의 디지털 기술 융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항암 표적 발굴, 발달 장애·치매 예측 진단 기술 등이다. 단백질 구조 데이터 기반 항체 및 저분자 화합물 신약 설계 기술, 자기공명영상(MRI) 딥러닝 분석을 통한 척추관절염 진단 및 질병 활성도 예측 기술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소재·화학 분야 연구도 DX가 한창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나노·소재 연구 데이터 활용 활성화 전략’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미래형 경량합금, 고감도 압전소재, 고효율 수소저장용 소재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 빅데이터와 AI 분석 결과를 활용한다.

우주항공산업에서는 다양한 위성 영상 빅데이터를 합친 뒤 AI로 위성 표면을 분석하고 우주 환경을 예측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달을 향해 발사된 한국형 달 탐사선 KPLO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연구자들에게 제공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자연재해 등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대기환경 연구,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한 건축시스템 연구, 효율적인 자원 탐사를 위한 지질자원 연구 등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필수로 요구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R&D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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