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 노른자땅' 베이징마저…토지경매 민간업체 낙찰 단 1건

입력 2022-09-25 18:04   수정 2022-09-26 01:07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수도 베이징의 토지사용권 경매에서도 18건 중 민간 업체의 낙찰은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 22일 총 면적 150만㎡, 시작가 합계 472억위안(약 9조4000억원)인 18개 필지의 토지사용권 경매를 마무리했다. 유찰은 없었지만 절반인 9건은 단독 입찰로 시작가에 낙찰됐다. 전체 낙찰 금액은 500억위안으로 시작가보다 6% 높았다.

18건 중 17건은 베이징수도개발, 베이징건공부동산개발 등 국유기업이 가져갔다. 민간 부동산개발업체는 고급 아파트와 사무용 빌딩을 주로 개발하는 룽후그룹 한 곳뿐이었다. 룽후그룹은 시작가인 24억3000만위안에 순이구의 7만㎡ 부지를 낙찰받았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토지가 국가(지방정부) 소유다. 지방정부는 70년 연한의 토지사용권을 경매로 내놔 재정을 충당해 왔다. 작년 기준 지방정부 수입의 41%가 토지사용권 매각이다. 민간 부동산개발업체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토지사용권 경매의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부가 집값을 잡는다며 부동산업체에 대한 강력한 대출 제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출로 토지사용권 매입과 건설비 등을 충당하던 업체들의 유동성이 말라 버린 것이다. 헝다 등 대형 업체의 잇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주택 구매 심리가 악화하자 집값은 떨어지고 업체의 재무 상태는 더 악화했다.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올 8월까지 주택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9% 줄었다.

민간 업체들의 이탈로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줄어들면서 재정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중국 31개 성·시가 올 상반기에 모두 재정 적자를 냈다. 상반기에 보통 적자를 보던 지역도 많지만, 올해는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5대 국유 상업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은 부동산업체로부터 미분양 아파트를 인수하는 300억위안(약 6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건설은행은 인수한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산업 규제를 늘리는 동시에 서민에게 적정한 가격에 주거지를 공급하는 ‘보장성 임대주택’ 제도를 들고나왔다. 국유기업을 동원한 임대주택 사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또 민간 업체에도 아파트 판매 대신 임대 사업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5%포인트씩 인하했다. 자금난으로 완성하지 못한 아파트 완공용 대출을 2000억위안 규모로 조성하고, 금융권에는 ‘자격을 갖춘’ 업체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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