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무기 사용하면 대재앙 온다"…미국의 엄포

입력 2022-09-26 14:16   수정 2022-10-25 00:02

미국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 재앙을 맞닥뜨릴 거라고 엄포를 놨다. 전황이 불리해진 러시아가 합병지 방어를 빌미로 핵 위협을 지속해서다. 러시아가 전세를 뒤집으려 합병지 내 강제징집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한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라며 “만일 러시아가 핵무기를 쓰게 되면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에 경고장을 날렸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를 향해 핵무기에 대한 부정확한 얘기를 중단하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러시아 정부가 핵전쟁 위협의 결과가 끔찍할 것임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TV 연설을 통해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핵무기 사용을 시사한 발언이다. 우크라이나도 핵전쟁 우려를 표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를 겁주길 원한다. 이것이 그의 핵 협박 첫 단계”라며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은 허세(Bluffing)가 아닐 것”이라고 강조하며 “세계 각국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을 지정하는 등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점령지 병합 투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23~25일 친러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에서 주민 투표율은 77%에 달했다.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은 76%, 자포리자주는 51%, 헤르손주는 49%를 기록했다.

투표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밀 투표 등 기본 원칙을 위배한 채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25일 러시아의 크림 정치사회연구소는 출구조사 결과 합병 찬성률이 9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투표가 끝나지 않았는데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한 건 이례적이다. 전쟁이 발발한 뒤 친러시아 세력을 제외한 지역민들이 모두 피난을 떠난 것도 찬성률이 높은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는 점령지를 병합한 뒤 해당 지역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강제 징집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당국이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에 거주하는 18~35세 남성에 이동을 금지하고, 군 복무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강제 징집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강제동원한 전례가 있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름반도(크림반도)를 병합하는 과정에서 거세게 저항했던 타타르족을 강제동원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타타르인은 크름반도 인구의 약 13%를 차지한다. 당시 크름반도에 있는 타타르족 남성 중 90%가 징집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징집을 명분 삼아 합병 반대파를 숙청하려는 목적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강제 징집으로 인해 전장에서 같은 우크라이나인끼리 맞붙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시민에게 전쟁을 강요하는 것은 복종하지 않는 시민을 제거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에서는 부분 동원령이 발효된 뒤 후속 조치로 출국금지령이 내려질 거란 우려가 거세졌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당국이 출국을 이미 억제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 금지령을 공식화할 거란 이야기다. 동원 거부 시 최고 징역 10년형을 부과하는 법령이 시행되자 인접 국가로의 탈출 행렬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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