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만원짜리 중고 에르메스백, '라방' 한 시간 만에 완판 [오정민의 유통한입]

입력 2022-09-27 15:25   수정 2022-09-27 16:03

고가 명품 구입이 대중화하면서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로 명품 판매처가 늘어나고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계가 잇따라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방송을 선보이고 나섰다.
온라인쇼핑몰, 줄줄이 '라방'서 명품 판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은 오는 28일 명품 전용 라이브방송 '럭셔리 톡파원'을 시작한다.

롯데온은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기획하며 새로운 라이브 방송을 매월 두 차례 편성했다. 방송에서는 명품 전문 쇼호스트가 브랜드별 특징과 상품의 상세 디자인 등을 소개한다.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프랑스 현지에서 방송에 참여하는 콘텐츠도 준비했다.

롯데온은 명품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신규 명품 브랜드를 발굴하고 가방, 지갑 외에 신발, 모자, 의류 등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명품에 관심을 갖는 연령대가 낮아져 오는 28일 첫 방송에선 20~30대 소비자를 위한 방송을 준비했다.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의 맨투맨 티셔츠와 니트 가디건, 머플러 등을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쇼핑몰 SSG닷컴도 지난 7월 명품 전문관을 신설하고 비정기적으로 라이브방송에서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몸집을 키운 명품 플랫폼들도 라이브방송을 적극 도입하고 나섰다.

‘빅3’ 중 한 곳인 머스트잇의 경우 CJ ENM의 커머스 사업부문 CJ온스타일과 손잡고 명품 전문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CJ온스타일에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방송을 전문적으로 진행한 이나래 쇼호스트가 월 1회 프로그램에서 명품을 판매한다.

또다른 플랫폼 트렌비 역시 지난 22일부터 월 1회 라이브방송 '트렌비 LIVE'를 진행하고 있다. 트렌비 측은 "매월 진행하는 고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고객 상당수가 명품 라이브 커머스를 원했다. 이를 반영해 라이브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셀(되팔기) 시장이 커지면서 중고 명품까지 라이브방송에 등판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는 중고명품 전문 플랫폼 '구구스'(GUGUS)와 손잡고 명품을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이날 오후 9시 구구스의 반포 신세계점에서 에르메스, 샤넬 등 브랜드의 중고 명품 15개를 판매하는 라이브방송을 진행한다. 2100만원 상당 에르 메스 캘리백과 1700만원대 롤렉스의 시계, 400만원대 샤넬의 크로스백 및 트위드 재킷 등이 대표 상품이다.

11번가는 "국내 브랜드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을 모았다. 판매 상품은 모두 구구스 소속 전문 명품 감정사들이 검수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서 명품 사는 MZ…명품 시장 판 키웠다

이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데다 라이브커머스가 기존 홈쇼핑 형식을 갖춘 만큼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 발달로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의 제품을 라이브방송에서 구입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일례로 지난달 11번가가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한 구구스의 중고명품 중 일부는 10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팔려나갔다. 당시 1700만원대 ‘에르메스 켈리백’, 1600만원대 롤렉스 시계 등이 한 시간 만에 판매됐다는 후문이다. 인기 있는 모델을 구하기 쉽지 않아 중고제품이라도 구입하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구스 관계자는 "방송 1시간 동안 동시 접속자는 최대 33만명에 달했다. 대대적인 홍보 없이 자발적 유입으로 달성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시장은 지난해 세계 7위(지난해 기준 141억6500만달러) 수준으로 커졌다. 이른바 '3대 명품'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에르메스(5275억원), 루이비통(1조4681억원), 샤넬(1조2238억원)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20~30대가 이같은 명품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멤버스가 그룹 계열사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2021년 명품 판매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2019년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의 명품 구매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연령대별 2021년의 명품 판매량을 2018년과 비교한 결과, 증가율은 20대가 70.1%로 구매건수가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50대(62.8%), 30대(54.8%), 60대 이상(41.3%), 40대(19.2%)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주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속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매장 개점을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대중화할 정도였다.

롯데멤버스가 지난 8∼9일 20∼40대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에 해당하는 62.2%가 갖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오픈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오픈런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0대(66.6%)가 가장 많았고, 30대(64.6%), 40대(57.7%)가 뒤를 따랐다. 오픈런 대상 중에선 콘서트·뮤지컬 티켓팅(29.5%·중복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명품 구매 오픈런(12.0%)을 해봤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김명식 11번가 패션뷰티담당은 “쉽사리 식지 않는 오픈런 열기와 각 브랜드의 연이은 제품 가격 인상에 따라 중고명품 시장 및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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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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