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에서 완생으로…'신사업 돌격대장' 거듭나는 포스코인터

입력 2022-10-05 16:46   수정 2022-10-05 16:47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제2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과 함께 국내 3대 종합상사로 꼽힌다. 상사 ‘빅3’ 중 매출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다. 상사의 핵심 사업은 트레이딩이다. 고객사와 제조사 간 중개를 통해 제품을 대신 팔고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낸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얼마나 탄탄한지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전통적 트레이딩 방식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전격 선언했다. 트레이딩 중심의 종합상사라는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미였다. 이 회사 경영진이 당부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역할은 포스코그룹의 ‘신성장 돌격대장’이었다.
○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은 1967년 고(故) 김우중 회장이 설립한 대우실업이다. 1982년엔 대우개발과 합병 후 무역 부문을 전담하는 ㈜대우로 바뀌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재계 순위 2위였던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자 2000년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돼 국제무역, 인프라 개발, 자원개발 사업 등을 하는 독자법인으로 재출범했다.

10년여간 ‘주인 없는 회사’였던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그룹에 인수됐다. 당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15%를 3조3724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포스코대우로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2017년 포스코P&S 철강 부문을 합병하면서 포스코그룹의 철강 유통채널을 일원화하는 등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19년 3월엔 사명에서 ‘대우’를 완전히 빼고, 포스코인터내셔널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인터내셔널’이란 명칭은 그대로 계승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달 기준 50개 국가에 101개 해외 무역 조직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4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상사맨들이 분주히 뛰어다니던 주 무대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최고 ‘효자사업’ 미얀마 가스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7년 연결 기준 매출 22조5716억원을 올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포스코그룹 품에 안긴 첫해인 2011년 이 회사의 매출은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의 28% 수준이었다. 2018년엔 이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그만큼 그룹 내 입지가 탄탄해진 것이다. 작년엔 매출 33조9488억원으로, 매출 3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2020년 4744억원, 작년엔 585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원동력은 철강 트레이딩과 미얀마 가스전이었다. 트레이딩 분야에선 그룹 내 철강 유통채널을 일원화한 영향을 톡톡히 봤다. 대우인터내셔널 시절부터 추진한 미얀마 가스전도 ‘효자 사업’으로 거듭났다. 회사는 2004년 미얀마 A-1가스전 탐사에 성공한 뒤 2008년 가스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미얀마 가스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회사 전체 이익의 절반이 넘는 3000억원을 웃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작년 매출 기준 에너지 부문 비중이 3.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익성이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다.
○식량사업에서 글로벌 ‘톱10’ 목표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2030 성장전략 워크숍’에서 “트레이딩으로만 먹고살던 종합상사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이후 주요 기업의 수출 역량이 높아지고, 기업들이 무역금융을 줄이면서 종합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설명이다.

주 사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진행해 온 투자사업을 대폭 확대하며 ‘종합상사’에서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변신을 공식 선언했다. 회사의 강점인 트레이딩 역량을 앞세워 에너지, 식량, 친환경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는 것도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이 식량 사업이다. 우선 식량 사업에서 글로벌 ‘톱10’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2030년까지 곡물 취급량을 현재 800만t에서 2500만t까지 확대하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미얀마 쌀 도정공장,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9년 9월 국내 기업 최초로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미콜라이우항에 연간 250만t 규모의 곡물을 전 세계로 보낼 수 있는 수출 터미널을 준공했다. 유럽과 중동·북아프리카에 옥수수·밀 등을 수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곡물 기업과 공동으로 추가 물량 조달 및 내륙 유통망 확보를 위한 자산 투자도 추진할 예정이다.

친환경 분야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생산체계를 700만 대까지 조기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팜유를 활용한 그린바이오 생산, 바이오 플라스틱 진출 등 유망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기술개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주 사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위해 투자 기반 사업모델로의 전환 및 유망 신사업 발굴 및 과감한 투자를 통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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