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노벨문학상의 힘'…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등 판매 4배 급증

입력 2022-10-07 17:36   수정 2022-10-08 00:42


압둘라자크 구르나(2021년), 루이즈 글릭(2020년)…. 최근 몇 년간 노벨문학상은 국내에 책을 출간하지 않은 작가에게 돌아갔다. 서점가와 출판계에서 ‘노벨문학상 특수’가 실종됐단 말이 나왔던 이유다. 프랑스 대표 소설가 아니 에르노가 수상한 올해는 다르다. 에르노는 내밀한 경험을 드러낸 자전적 소설로 일찌감치 국내외 독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국내에도 소설과 에세이 등이 16종 출간돼 있다.

7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지난 6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에르노의 국내 출간작 판매량이 급증했다. 알라딘에서 에르노 국내 번역 작품의 직전 1개월 판매량은 183권이었는데, 6일 오후 8시부터 7일 오전 10시까지 14시간 동안 1215권으로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알라딘 관계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14시간 동안 작가별 판매량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역대 수상 작가 가운데 최다”라고 했다.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가장 많이 팔린 에르노의 작품은 2012년 12월 번역 출간된 소설 <단순한 열정>이다. 14시간 동안 200권 넘게 팔리며 알라딘 일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에르노의 연애담을 마치 일기처럼 서술한 책이다. 상대는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으로, 불륜 이야기라는 윤리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임신 중절, 실연, 가난 등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에르노 작품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 밖에 <세월> <빈 옷장> <남자의 자리> <집착> 등도 독자의 관심을 받았다.

권벼리 알라딘 도서팀 외국소설 담당자는 “3년 만에 국내 출간작이 있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며 “에르노는 개인적인 체험을 소재로 날것 그대로의 생의 감각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 짙은 해방감을 선사하는 작가로, 이번 기회에 에르노의 작품이 많은 독자에게 닿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노벨문학상 특수 조짐에 서점들도 재고 확보 경쟁에 나섰다. 각 서점 담당자들은 매년 노벨문학상 발표일 저녁이면 사무실을 지키다가 발표 직후 각 출판사에 연락해 재고를 주문한다. 한 서점 관계자는 “에르노는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돼 재고를 넉넉하게 부탁했다”며 “퀵서비스로 책을 받아 7일 개점하자마자 ‘에르노 작품’ 진열대를 마련했다”고 했다. 또 다른 서점 관계자는 “노벨문학상은 수상 후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아 출판사들이 재고를 쌓아놓기 어려운 데다 10일이 대체공휴일이라 급하게 책을 찍어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서점 입장에서는 재고를 최대한 확보해놓으려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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