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즌그렌 전 총재 "美 실업률 5% 넘어야 물가 잡힐 것…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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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0-07 18:24   수정 2022-10-08 01:47

로즌그렌 전 총재 "美 실업률 5% 넘어야 물가 잡힐 것…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도"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세션은 에릭 로즌그렌 전 미국 보스턴연방은행 총재의 강연이었다. 투자전문가들인 청중이 서로 질문할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증시의 관심이 온통 물가와 미 중앙은행(Fed)의 행보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Fed는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지 않고 연내 두 번에 걸쳐 1.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주거비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범
예상과 다른 물가 상승세에 Fed 내 통화정책 위원들도 적잖이 놀라고 있다는 게 로즌그렌 전 총재의 전언이다. 그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조금 떨어지고 있으나 전반적인 물가는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주거비용”이라고 말했다. 주택 임차료는 계약이 갱신되는 1~2년마다 시세 변화를 반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2.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지난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뛰었고,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물가도 6.3% 상승했다”며 “이런 수준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저소득 및 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Fed가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게 정말 쉽지 않다”며 “지금은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한번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 둔화 없으면 물가 못 낮춰”
로즌그렌 전 총재는 “인건비 수준을 보여주는 고용비용지수(ECI) 상승률은 5.3%를 찍고 있다”며 “소비자물가를 감안하면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매달 3%포인트가량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너무 빨리 뛰고 있어 임금이 오르더라도 실질소득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과열된 노동시장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게 Fed의 기본 생각”이라며 “실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내세우진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Fed가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6월 3.9%에서 지난달 4.4%로 확 높인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Fed가 올 들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으나 노동시장이 별 타격을 받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고용시장 둔화야말로 물가를 진정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침체 닥칠 가능성도
Fed 내부 사정에 정통한 로즌그렌 전 총재는 Fed를 비판하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팬데믹 이전에는 너무 낮았던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달성하지 못했다”며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지금 역시 정책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Fed가 예상하는 내년 4.4% 정도의 실업률 수준으로는 물가를 잡는 게 불가능하다”며 “적어도 5%는 넘어야 Fed가 원하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Fed가 통화정책 회의를 거듭할수록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전망치를 계속 높이는 것도 현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역사적으로도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설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으로선 완만한 침체를 예상하고 있으나 심각한 불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에릭 로즌그렌은 누구

1985년부터 37년간 보스턴연방은행에 근무하며 통화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2007년부터 작년 말까지 14년 동안 보스턴연은 총재를 맡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방문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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