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軍 핵심 보급로' 크림대교 폭발…核 긴장 고조

입력 2022-10-09 18:06   수정 2022-11-08 00:01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가 8일(현지시간) 대형 폭발로 일부 붕괴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물’이자 핵심 보급로다. 러시아는 폭발 사고에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보복 조치로 전술 핵무기 사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발한 ‘침공의 상징’
8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7분께 크림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졌다. 이로 인해 러시아에서 크림반도 쪽으로 가는 차량용 교량 상판 수십m가 무너졌고, 바로 옆 철도 교량을 지나던 연료 수송 열차의 화차 59개 중 7개에 화재가 나 철도 교량 수십m가 불탔다. 사고 조사를 맡은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잠정 조사 결과 3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중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폭발 직후 차량과 철도 교통은 일시 중단됐지만 사고 당일 밤 러시아 교통부는 일부 교통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사고 경위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크림대교 파괴를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크림대교 폭발은 시작일 뿐”이라며 “불법적인 모든 것은 파괴돼야 하고 (러시아가) 훔친 것은 모두 우크라이나로 반환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남겼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폭발이 러시아 측 소행이라는 입장이다. 포돌랴크 고문은 “폭발이 일어난 트럭이 러시아에서 왔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폭탄을 실은 트럭이 크림대교 진입 전 검사를 통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러시아, 핵 보복 나설까
크림대교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징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과 군사적 효용성이 큰 다리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군사보급로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뒤 건설됐다. 2018년 크림대교 개통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이 다리를 건너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교량 복구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러시아군 보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전투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신의 70세 생일 바로 다음 날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푸틴 대통령이 교량 폭발을 개인적 모욕으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량 폭발 후 몇 시간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했다. 9일 올렉산드르 스타루크 자포리자주 주지사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거지에서 12명이 사망하고 최소 8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 같은 극단적인 공격 방식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NN은 “러시아에서 푸틴의 입지가 집권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더 큰 도박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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