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블릿으로 아침 모드를 선택하자 침실의 블라인드가 올라가 햇볕이 환하게 들어오며 생기 넘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거실에서 절전모드를 선택하고 "빅스비, 에어컨을 켜줘"라고 말하자 에어컨이 작동되는 동시에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내려오면서 햇볕을 차단한다.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설정한 환경에 맞춰 집안의 모든 기기가 스스로 움직이는 현장이다.
삼성전자가 사용자 입장에서 특별한 노력 없이도 집안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가 하나로 연결돼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에서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한층 개인화된 환경에서 더 편리한 경험을 확장하는 사용자환경(UI)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를 개최하고 '캄 테크놀로지'를 강조했다. 캄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양한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이번 SDC에는 약 10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한종희 DX(기기 경험)부문장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전세계 창의적인 개발자들과 협력해 '캄 테크' 시대에 성큼 다가가게 됐다"며 "세상이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고객의 삶이 더욱 편리해질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SDC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이들 기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30여개 파트너사와 함께 전시했다. 아침에 기상했을 때, 전기를 절약하고 싶을 때, 흥겹게 즐기고 싶을 때 등의 조건에 따라 사용자는 각 기기들을 미리 설정해 원할 때마다 구동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사물인터넷(IoT) 통신규격인 '매터'를 적용해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향후 매터를 적용한 기기를 구글의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인 '구글 홈'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할 계획이다.

스마트싱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음성 지원 플랫폼인 빅스비다. 모바일 제품 뿐만 아니라 TV, 가전제품 등을 빅스비를 통해서 음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구동할 수 있다. 통합적인 음성 명령 체계를 구현할 수 있는 '빅스비 홈 스튜디오' 개발 툴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TV에서 영화 보여줘"라고 말하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TV, 사운드바, 조명 등이 한번에 최적화 돼 작동되는 환경을 빅스비 홈 스튜디오로 구성할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조명 설정이 자동으로 변하는 뮤직싱크 기능도 선보였다. 흥겨운 댄스 음악이 나오면 마치 클럽에 온 듯 조명이 붉은 빛으로 변하고 비트에 맞춰 조명의 밝기도 변한다. 조용한 음악을 택하면 그에 맞는 차분한 조명 환경이 조성되는 식이다.
원 UI 5에는 '텍스트로 전화 받기' 기능이 새롭게 등장했다. 사용자가 회의를 하고 있는 등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발신자의 목소리가 수신자에게 문자로 변환돼 전송된다. 이를 읽고 사용자가 문자로 답을 하면 빅스비가 대신해서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목소리로 전달하는 기능이다. 원 UI 5는 10월말부터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의 잠금화면도 보다 더 개인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동영상을 배경에 넣을 수도 있고 잠금화면에서 시계와 알람 스타일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설정할 수 있다. 또 '다이나믹 잠금화면'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는 최대 15개의 이미지를 갤러리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잠금화면에 넣을 수 있다. 삼성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의 페이스 디자인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다
원 UI 5는 개방성도 강화됐다. 모바일 기기에서 원 UI를 사용하고 PC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연동성을 높였다. PC에서 하던 파워포인트 작업을 스마트폰에서도 계속해서 편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바일 기기에서는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화됐다. 예를 들어 삼성의 폴더블 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구글로 검색을 하고, 워드로 작성된 문서를 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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