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대구·경북 신공항 시대…'공항경제권 경쟁' 막 올랐다

입력 2022-10-13 16:20   수정 2022-10-13 16:21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한 중남부권의 공항경제권이 꿈틀거리고 있다. 더 이상의 수도권 집중을 막고 중앙과 지방이 균형발전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요구하는 지방의 목소리와 행동이 민선 8기 들어 구체화하면서다. 대구·경북에서는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도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이 여야 의원 83명이 서명, 지난 8월2일 발의됐다. 또 대구시의 통합신공항 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중남부권 중추공항과 공항경제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는 물론 군위 의성 구미 등 영향권 도시들의 공항경제권 선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공항의 규모가 남부권 거점공항에서 중남부권 중추 공항으로 커지고 대구 시내에 있는 7개 군부대 이전 등이 추진되면서 대구·경북은 역사적으로 가장 큰 변화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 대구·경북 그랜드 디자인으로 지역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델을 만들자는 민과 관의 요구와 아이디어도 분출하고 있다.

2030년 개항 목표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대해 공동 이전 지역의 단체장인 김주수 의성군수는 “2030년이 아주 먼 미래 같지만 금방 다가올 것”이라며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통합신공항 등 미래 건설사업 최대 100조원
대구·경북의 그랜드 디자인 가운데 대표 사업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민선 7기 때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이전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10조원이 넘는 공항 건설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와 함께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홍 시장이 사업 추진 우려 요소인 군공항 건설비 부족 시 국비 지원과 배후 산업단지, 연결 교통망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특별법을 추진하면서 공항경제권에 대한 기대와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홍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군부대 이전, 대구시 신청사 개발 등 대구 미래 50년과 관련된 토목건설 사업이 적게는 60조원 많게는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구공항과 군부대 이전 등으로 생기는 20곳의 후적지가 대구의 거대한 변화를 가늠케 한다. 홍 시장은 “국내 메이저 건설사 5개가 동원돼도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일 것”이라며 “건설업계에서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이전과 함께 가장 주목하는 지역이 대구”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취임 후 공항이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산업 재배치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울산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수출 물류의 98.2%를 독점하는 인천공항 일극으로 가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며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2%와 100대 기업의 91%가 집중된,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홍 시장은 정부가 지향하는 제대로 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지방 조직 자율성을 비롯한 각종 권한의 통 큰 이양과 함께,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핵심인 산업 재배치를 위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중남부권 중추 공항 건설, 지방의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이 필요하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홍 시장은 “특별법이 통과되면 4년 임기 중 할 일의 4분의 3을 한 것”이라며 특별법 추진에 강한 의지를 비쳤다. 그는 “인천공항 여객수송 능력의 25%, 항공 화물의 절반을 가져오면 수도권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제2경제권이 대구·경북에 생긴다”며 “청와대와 내각, 여당이 돕고 야당이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법이 연말까지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군위 의성 구미 등 비상 꿈꾸는 공항경제권도시
대구공항이 이전하는 군위와 의성은 공항뿐만 아니라 배후산단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방소멸 1, 2위를 다투는 두 지역은 공항 유치로 2030년 이후 에어시티(공항도시)로의 변신을 위한 준비에 벌써 나섰다. 의성군은 항공물류 정비산업단지 및 배후 주거단지 조성 외에 농식품 클러스터(푸드밸리) 조성과 관광문화단지(의성랜드) 등의 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구·경북선 철도 및 경북도청과 의성 간 도로 건설 등 연결 교통망 확충으로 물류단지와 신도시 공항 접근성 개선도 추진 중이다. 군위군은 대구 편입과 민항 터미널, 군 영외관사, 배후산단을 통한 신도시 건설, 군위군 관통 도로 등 2040 종합발전계획을 마련 중이다.

구미시는 지난달 23일 공항경제권 특례도시 전국 1호를 목표로 구미시 공항경제권 거점도시 특례사무 지정 신청 동의안을 구미시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김장호 시장은 “구미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가장 인접한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한 도시로, 특례사무 지정을 통한 신속한 공항 배후도시 인프라 구축으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남부권 중추 공항…무빙경제권 선도해야
신공항 시대에 대비한 민간의 노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의성으로 귀촌한 부부인 장소영·김정원 홉이든 대표는 1만5000㎡의 농장에 우리나라에서는 명맥이 끊긴 국산 홉을 살리고 있다. 수제 맥주 공방과 펍을 운영하는 청년, 그리고 전국의 브루어리들이 이들 부부가 만든 국산 홉으로 제철 맥주를 생산해 의성의 브랜드로 지역을 알리고 있다. 이들 청년 부부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시대 ‘맥주도시 의성’을 만든다는 비전을 홈페이지에 걸고 5년째 힘들지만 의미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삶을 살고 있다. 대구의 철강기업인 태창철강의 유재성 회장은 평생 모은 모과나무 108그루와 세계적 건축가 알바로 시자와 승효상 건축가 등 11명의 예술가와 만든 사유원을 지난해 9월 개장했다. 세계 유일의 수목원이자 새로운 장르의 미술관이다. 사유원은 예약제로 한정된 입장객만 받는데도 개장 후 1년간 2만 명이 다녀갔다. 방문객의 80%가 외지인, 그중 60%가 수도권 방문객이다. 입소문을 타고 의성의 국산 홉 맥주를 맛보려는 방문객과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이 있는 사유원을 보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공항이 들어선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분야 킬러 콘텐츠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탁훈식 한국공공마케팅연구원장은 “관 주도 사업과 투자는 콘셉트가 가장 중요하고 파주 헤이리마을처럼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드는 것이 지역 발전의 큰 축이 된다”며 “민간의 창의성과 콘텐츠를 최대한 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탁 원장은 “영국 남부 콘월 패드스트로의 경우 인구가 3500여 명에 불과하지만, 항공 배송을 통해 유럽 전체에 판매하는 식품 밀키트와 관광수익이 연간 4600억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홍 시장이 신공항을 대한민국 중남부권의 중추 공항으로 추진하는 만큼 로컬 경제권의 상품들이 항공을 통해 세계로 수출되는 플랫폼과 세계의 비즈니스맨과 전국의 로컬크리에이터가 몰려드는 ‘무빙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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