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된다 해서 사뒀는데…" 인천 서구 집주인들 '발등에 불'

입력 2022-10-19 07:15   수정 2022-10-19 09:29


3년 전 투자 목적으로 인천 서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A씨. 입주시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고민이 커졌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해 세입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다. A씨는 "기존 집에 전세를 내주고 내가 들어가 살아야 하나 고민된다"고 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가정동에 지어지고 있는 '포레나 루원시티'는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투자를 위해 분양받았던 유주택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세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 전세시세는 2억800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한 때 4억5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억7000만원가량이 떨어진 셈이다. 전용 59㎡의 전세도 3억원 후반대인 적도 있었지만, 입주를 앞두고 2억2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전셋값이 빠르게 내리고 있는 것은 가정동 루원시티 일대에 올해 잇달아 입주가 예정돼있어서다. '루원지웰시티푸르지오'(778가구·11월)을 시작으로 '포레나루원시티'(1128가구·12월), '루원시티2차 SK리더스뷰'(1789가구·2023년 1월) 등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가정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루원시티 일대에 '루원지웰시티푸르지오'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줄줄이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라면서 "금리 상승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전세 수요가 없는데 공급량까지 늘어나다 보니 집주인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했다.

일부 집주인들 가운데는 어쩔 수 없이 분양권 정리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분양권 가격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정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루원지웰시티푸르지오'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일 4억8204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 6월 거래된 5억1954만원보다 3700만원 하락했다. 이 면적대 분양가(최고가)는 4억6890만원인데 분양권에 붙었던 웃돈(프리미엄)이 사라졌다.

'포레나 루원시티' 전용 84㎡ 분양권도 지난 6월 4억6805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5억1305만원보다는 4500만원, 지난해 최고가인 5억9630만원보다는 1억2800만원 넘게 가격이 내렸다.


가정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분양권을 찾는 실수요자도 최근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간혹 매물이 있느냐며 문의해오는 수요자들은 무피(프리미엄이 없는 매물)나 마피(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매물)를 찾는다"며 "분양권 거래 때 양도소득세도 세금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매매도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 찾기도 어렵고 매매도 쉽지 않다 보니 분양권 때문에 골치가 썩는 집주인들이 꽤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0일) 기준 인천 집값은 0.38% 하락해 전주(-0.31%)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전셋값도 같은 기간 0.37% 내려 39주 연속 하락 중이다.

루원시티가 있는 서구 집값은 지난 10일 기준 0.45% 하락하면서 인천 8개구 가운데 가장 많이 내렸다. 전셋값도 같은 기간 0.48% 떨어지면서 인천 자치구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매매·전세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인천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0일 77.7, 전세수급지수는 78.5로 각각 전주보다 더 하락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0’에 가까워질수록 집을 사거나 전세를 찾는 수요보다 집을 팔거나 세를 놓으려는 공급이 많단 뜻이다.

인천=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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