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샤넬백 팝니다"…중고 쏟아지는 이유 있었다 [긱스]

입력 2022-10-19 04:00   수정 2022-10-19 09:51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인플레이션에 경기둔화가 겹치며 고가 물품들을 중고시장에 내놓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골프채 매물이 아주 많아졌고요. 샤넬 가방도 많이 나왔습니다. 물량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격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관계자)

중고거래 플랫폼이 경기 변동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대비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거래하는 품목도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며 의미 있는 통계 결과물을 도출할 정도로 누적된 빅데이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중고거래 시장 규모,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4조원으로

18일 중고나라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골프 드라이버 판매 게시글 수는 올해 1월 2218건에서 9월 6179건으로 급증했다. 샤넬 클래식백(모든 사이즈 포함) 가격은 같은 기간 1110만8444원에서 1025만3234원으로 떨어졌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이 같은 데이터에 대해 "경기가 둔화하는 시기에 진입하다 보니 중고거래 양상을 통해 소비패턴을 분석하려는 수요가 많아 관련 데이터를 준비했다"며 "골프채, 명품가방 등 고가의 물품을 중고시장에 내놓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변동 상황에 맞춰 이런 수치를 공개한 건 중고나라뿐만이 아니다. 번개장터는 올해 1~9월 남성 골프의류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여성 골프의류 거래액이 76% 늘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업계에선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의 규모가 일정 수준으로 커지며 안정기에 접어들었기에 이같은 데이터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4조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시장 규모는 지난해 24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개별 플랫폼의 회원 수도 많아졌다. 이달 기준 당근마켓의 회원 수는 3200만명을 돌파했고 중고나라의 회원 수 역시 2500만 명에 달한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수익성·마케팅 강화

불어난 회원 수와 거래건수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누적한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해당 데이터를 수익성 강화 및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강조하는 당근마켓은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대비 지역과 관련한 데이터를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중고거래품목·거래액에 지역데이터까지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당근마켓은 이 때문에 광고 수익모델로도 지역 자영업자 가게를 소개하는 시스템에 주력하고 있다. 가게의 위치와 이용자들의 거래 지역을 분석해 어느 지역의 이용자들에게 광고를 노출할지 효율적으로 타겟팅할 수 있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향후에도 누적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역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농수산물·신선식품 등 지역 상권과 주민들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로컬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해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중고나라는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형 거래를 제안하고 소비재의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법한 제품을 추천하듯, 중고거래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e커머스나 오프라인 매장이 제품을 판매하고나면 해당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더이상 추적할 수 없지만 중고나라는 최초 판매 이후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특정 기종의 휴대폰이 출시 이후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지고, 언제까지 감가상각이 일어나는지 등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활용될 듯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는 터라 빅데이터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당근마켓은 현재 캐나다·미국·일본 등 4개국 440개가 넘는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김용현 대표가 장기 출장으로 머물며 지역 문화와 이용자 반응을 살피는 등 사업에 힘을 주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중고거래 플랫폼을 한국(크림)·일본(빈티지시티)·유럽(베스티에르)를 넘어 북미로 확장한 셈이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국내 거래로 쌓인 데이터를 그대로 해외 시장에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분명 국가와 상관없이 공통적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각 국가의 특징을 고려하면 각 국가와 지역에 맞는 최적화된 전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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