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할 바엔 프리랜서 할래요"…광고업계 '구인난'으로 골머리

입력 2022-10-27 17:36   수정 2022-11-04 20:31


15년 경력의 광고대행사 대표 강모씨는 최근 쓸 만한 신입사원을 구하지 못해 고민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 계정을 통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조직에 속한 마케터보다 더 많이 버는 2030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4개월째 직원 세 명을 찾는데 마땅한 지원자가 없다”며 “가까스로 면접을 보면 ‘대면 업무가 많나’ ‘야근이 잦나’ 같은 질문을 역으로 하는 지원자가 많아 당혹스럽다”고 했다.
홍보 마케팅, 구인↑구직↓
온라인 마케팅시장이 급속히 커지는데도 관련 업계에선 구인난이 가중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홍보·광고·마케팅 분야의 채용공고는 2019년 5만4064건에서 2021년 7만2294건으로 33.7% 늘었다.

입사 지원은 9만5789건에서 5만5120건으로 42.5% 쪼그라들었다. 올해 1~9월에도 채용공고는 5만9974건으로 전년 동기(5만2972건)보다 증가했지만 입사 지원은 2만5187건으로 전년 동기(4만3286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인사담당자들은 “2030세대 사이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른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의 마케팅을 대행하는 숙련된 크리에이터가 기업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점도 마케터들의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구독자 1000명 이상을 보유한 개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월평균 소득은 157만원으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숙련된 크리에이터가 모여있는 한국 멀티채널네트워크(MCN)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주업으로 하는 경우 월평균 소득이 53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랜서 선언 잇달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케팅회사에서 일하던 전문 인력들이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기업 계열 종합광고대행사에서 화장품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던 이모씨(37)는 6년간 재직한 회사를 지난달 그만뒀다. 이씨는 “육아휴직 기간에 개인적으로 SNS 계정을 운영해봤는데 수익이 괜찮아 고민 없이 회사를 그만뒀다”며 “회사에서 받던 월급보다 두 배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 종합광고대행사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짧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근속연수는 5년8개월로, 2018년 기준 5년10개월보다 짧아졌다. LG계열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2018년 10년2개월에서 2021년 9년8개월로 줄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요즘은 대기업이라고 해서 구직자가 몰리지 않는다”며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매일 야근이 이어지기 때문에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입사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구인난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마케팅업체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 비중이 커지는 와중에 능력 있는 직원들은 프리랜서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 근속연수는 짧아지고 경력 직원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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