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에 등장한 '구원투수'…삼성ENG의 대반전 [기업 인사이드]

입력 2022-10-28 11:05   수정 2022-10-28 11:31

삼성그룹의 플랜트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2010년대 초 중동 플랜트시장에서 저가 수주 여파로 존폐 위기까지 겪었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성안 사장이 단행한 체질 개선 작업이 완벽한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2조4579억원, 영업이익 1605억원을 올렸다고 28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7%,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 1500억원 후반대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7조1147억원, 영업이익 4884억원을 올려, 각각 연간 실적목표인 8조5000억원과 6100억원의 80%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불안정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철저한 프로젝트 점검과 원가개선 노력으로 화공·비화공 등 모든 사업부문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특히 멕시코, 말레이시아, 사우디 등 주요 현장에서 모듈화, 설계 자동화 등 혁신기술 적용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수주는 2조1865억원이다. 올해 누적으로는 6조 4657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치인 8조원 초과 달성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7조8000억원의 수주 잔고로 2년 4개월치 일감을 확보해 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 해외 사업 부실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가 유상증자로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발단은 2010년 이후 중동에서 수주한 플랜트 사업들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국내 건설 경기가 얼어붙자 건설업체들은 잇달아 중동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들은 저가수주 경쟁을 벌였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후유증으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성안 사장이 2018년 1월 취임한 이후 반전이 시작됐다. EPC(설계·조달·시공) 각 분야를 두루 거친 엔지니어 출신 플랜트 전문가인 최 사장은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최 사장은 취임 초부터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양보다 질 위주로 수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이 주도한 대표적인 혁신전략이 ‘FEED to EPC’와 ‘모듈화’다.

통상 플랜트 사업은 ‘개념·기본·상세설계→구매→시공→시운전→유지·보수’ 순으로 진행된다. 상세설계와 구매·조달, 시공을 일괄 진행하는 방식이 EPC다. 기본설계(FEED)는 EPC 앞단에서 초기 설계와 견적을 내는 등 플랜트의 전체 틀을 정하는 작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PC 수주에 앞서 개념설계(Pre-FEED)와 FEED를 한꺼번에 수주하는 데 주력했다. FEED와 EPC를 동시 수주하는 ‘FEED to EPC’ 전략을 앞세워 설계 최적화를 통한 비용 감축 및 공기 단축에 나선 것이다.

또 다른 혁신 전략은 모듈화다. 통상 플랜트 현장은 날씨 및 장비·인력 상황 등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전과 품질을 확보, 기간 내 플랜트를 완공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넓은 야드가 있는 베트남에서 부품을 제작한 후 선박을 통해 공사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 중인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메탄올 프로젝트의 경우 모듈화 전략을 통해 생산성이 두 배 향상되고 공기도 3개월 이상 단축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동남아 등 전략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성과를 이어가고, 기술경쟁력 기반의 FEED to EPC 연계수주 전략도 지속 추진해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기술혁신 성과로 EPC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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