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처럼 거대하고 다양한 아프리카 시장

입력 2022-11-02 16:29   수정 2022-11-02 16:40

아프리카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많은 동물 중에서도 코끼리, 물소, 코뿔소, 사자, 표범 등을 ‘빅 파이브’라고 부르며 최고로 친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를 설명하는 데 코끼리가 제일 적절하다고 본다.

첫 번째 특징은 거대성이다. 코끼리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에도 서식한다. 하지만 아프리카 코끼리 덩치가 더 크고, 최대 6t이 넘어 육상동물 중 가장 거대하다. 아프리카도 지구상 육지의 20%를 차지하는 거대한 대륙이다. 흔히 접하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에서 아프리카는 그린란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14배에 달한다. 가장 큰 나라인 러시아의 1.8배이자, 세계 영토순위 2~4위인 캐나다 중국 미국 등을 합친 것보다 넓다.

이런 아프리카 대륙엔 많은 기회가 있다. 14억 명으로 전 세계의 18%인 인구는 머잖아 세계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세 이하 인구가 70% 정도로 젊은 인구가 많아 잠재력도 크다. 젊은 소비자들은 이미 신소비층으로 가세해 ‘블랙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중산층을 더 단단하게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천연가스뿐 아니라 미래 산업에 필수인 리튬, 희토류 등까지 아프리카산 자원의 몸값도 고공행진이다.

두 번째는 다양성이다.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는 말이 있다. 인도 왕이 장님 여럿에게 코끼리를 만져보도록 했는데, 각자의 촉감에 따라 무(상아), 기둥(다리), 새끼줄(꼬리) 등과 같다고 묘사했다고 한다. 원래 사물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한 말이지만 군맹무상처럼 아프리카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작년 유엔 기준 세계 195개 국가 중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46개 국가가 있다. 하지만 한 국가 안에서도 부족이 서로 달라 실제로는 더 많은 나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종적으로도 아프리카는 흑인이 다수지만 백인, 중동, 인도 및 아시아인까지 다양하다.

세 번째는 위험성이다. 우리는 ‘코끼리 아저씨’ 동요처럼 코끼리를 온순한 초식 동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는 사자보다 무서운 맹수로 취급받는다. 상대가 누구든 심기가 뒤틀리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빈다. 다 자란 성인 코끼리는 야생에서 당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

이런 코끼리처럼 아프리카 국가의 정치·경제적 위험성은 높다. 독립 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정치 불안과 종족 간 갈등을 겪는 나라가 많다. 정치인,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와 최근 물가 상승으로 삶이 어려워지고 국민 불만이 높아져 폭력 시위 등에 대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작년 7월 남아공의 정치적 갈등에 따른 폭동으로 한국 대기업의 현지 공장이 불타버리기도 했다.

지난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수출은 90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출 증가율이 작년 57.3%, 올해 8월까지 50%로 각각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아프리카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최근 더 자주 접하게 된다.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코끼리처럼 거대하고 다양한 시장을 이해하고, 그 위험에 대비한다면 아프리카는 우리가 더 많은 수출을 할 수 있는 유망 시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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