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측 "풍산개 위탁, 尹정부가 반대하는 듯…관두면 그만"

입력 2022-11-07 14:21   수정 2022-11-07 14:31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곰이, 송강)에 대한 세금 지원이 어렵게 되자 파양 통보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이라는 반박을 내놨다. 현 정부에서 당초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 관리를 위탁했고 이에 따른 근거 규정 마련도 약속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위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해,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보도된 바처럼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후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고, 행안부가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행안부가 일부 자구를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게 문 전 대통령 측 설명이다. 비서실은 이와 관련해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비서실은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의 입장과는 달리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며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 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 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그만이다.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비서실은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하다.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싶은 것인가. 아무래도 반려동물이어서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이냐"며 "큰 문제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드러내는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풍산개들을 양육했고, 곰이가 근래 입원 수술하는 어려움도 겪었기 때문에 풍산개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무척 섭섭하지만, 6개월간 더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 삼는다"며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잘 돌봐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행안부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일 오전 행안부에 '퇴임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갔던 풍산개들을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현 정부가 매월 250만 원에 달하는 '개 관리비' 지원이 어렵다는 뜻을 밝히자 문 전 대통령 측이 "그렇다면 도로 데려가라"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 문 전 대통령 측 오종식 당시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과 정부 측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은 '곰이와 송강이 관련 위탁협약서'라는 제목의 협약서를 작성했다. 협약서에는 문 전 대통령이 개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편성안은 행안부와 법제처 등 유관 부처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실행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만절(晩節)을 보면 초심을 안다고 했다. 개 사룟값이 아까워 세금 받아 가려는 전직 대통령을 보니, 무슨 마음으로 국가를 통치했는지 짐작이 된다"며 "일반 국민도 강아지 분양받은 다음에 사육비 청구하는 몰염치한 행동은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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