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누가 제 노래 들어줄까 싶었는데…육아맘들의 희망 됐죠" [인터뷰+]

입력 2022-11-11 06:00  


"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좋은 메시지와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 만든 곡이 바로 '봄별꽃'이에요."

"엄마라는 존재가 너무 아름답고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지만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도 많잖아요. 여자로서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는데, 육아맘들에게 '아니다. 넌 너의 존재만으로도 빛난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컴백 기념 인터뷰에서 만난 가수 나비(Navi)는 신곡 '봄별꽃'을 듣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2019년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일도 하고 육아도 하는 워킹맘이다.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체력적·정신적으로 힘들고 우울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더라. '봄별꽃'은 우리의 계절이 1년 내내 봄처럼 따뜻하고, 반짝이는 별이자 활짝 피어난 꽃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노래"라고 말했다.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장르인 '봄별꽃'은 포근한 감성, 위안이 되는 메시지, 감미로운 나비의 보컬이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나비는 멜로망스 정동환과 함께 작곡에 참여했고, 노랫말도 직접 썼다.

그는 "'조금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아', '힘이 들면 잠시 쉬어가도 돼'라는 가사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작은 행복이나 사랑, 곁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많이 깨닫고 있다. 항상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같이 쉬고 이야기 나누고 안아주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 탄생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요즘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다보니 이별 가사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또 '놀면 뭐하니'를 통해 WSG워너비로 활동하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어둡게 하려니 어색하더라. 멜로망스 정동환 씨의 작업실에 놀러 가서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 동환이가 피아노로 코드 진행을 하면 거기에 아무렇게나 노래를 불러봤다. 그렇게 가사가 몇 시간도 채 안 돼서 나왔다"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육아', '워킹맘' 등의 단어를 자주 언급한 나비였다. 가족들을 떠올리며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를 보니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 왜 이렇게 따스한 느낌의 곡이 나오게 됐는지 수긍하게 됐다.

나비는 "아직 아기가 너무 어리고 또 코로나도 걱정돼 따로 (베이비시터) 이모님을 두지 않았다. 양가 부모님이 도와주고 남편과는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며 일하는 시간 빼고는 육아를 한다. 힘들긴 하지만 아이에게서 얻는 행복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아이를 낳는다는 상상을 못 했다. 자신이 없었는데 막상 배 속에 아이가 생기니까 모성애가 생기더라. 삶의 태도나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다"며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겐 도움도 주고 싶더라"고 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생긴 공백은 2년 5개월. 짧지 않은 시간이었던 만큼, 올해 복귀를 앞두고 고민도 컸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누가 애 엄마를 불러줄까?' 이런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주변을 보면 다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또 가요계에는 요즘 어린 아이돌 친구들도 많이 나오잖아요. '과연 내가 노래를 낸다고 들어줄까? 들어갈 틈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어떤 이야기를 노래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많았어요."

운명처럼 기회는 왔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가수 권진아, 쏠(SOLE), 개그우먼 엄지윤과 유닛 4FIRE를 결성한 나비는 '보고 싶었어'로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오디션 지원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여수에 가족 여행을 가 있었는데, 매니저가 빨리 선곡해서 보내달라고 하더라. 당장 다음 주에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하니 마음도 급했다. 아기랑 남편, 엄마까지 넷이 간 여행이었는데, 엄마랑 아이를 숙소에 두고 남편과 코인노래방에 가서 급하게 노래를 불렀다"고 밝혔다.

나비는 "그렇게 급하게 첫 번째 블라인드 곡을 준비한 거였다. 빨리 오디션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여행 내내 마음이 즐겁지 않더라"면서 "감사하게도 WSG워너비 멤버가 됐다. 희한하게 여수 갈 때마다 그런 좋은 일이 생긴다. 우리 아이도 여수에서 생긴 거였다. 여수 홍보대사라도 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놀면 뭐하니'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문화센터나 키즈카페에 화장도 안 하고 마스크를 낀 채로 가는데도 정말 많은 분이 알아봐 준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한 날에는 날 봤다는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이 오더라. 그럼 '인사해주지 그랬냐. 다음에 보면 인사하자'고 답장한다. 엄마들 모임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씩씩한 워킹맘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자기처럼 육아하는 엄마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나비는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이나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분들이 많지 않냐. '언니가 다시 좋은 모습으로 활동하는 걸 보니 희망이 생겼다. 엄마들의 희망이다'라는 말을 들으니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그렇게 나비에게는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난 제1의 전성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자꾸 제2의 전성기라고 해주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비는 "열심히 활동하다가 잠깐 쉬고 다시 열심히 하니까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좋은 기회로 WSG워너비 친구들을 만났고, 새 앨범도 내게 됐다. 따뜻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한동안 침체해 있던 내게 다시 찾아온 봄 같다"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그는 "'봄별꽃'이 엄마들만을 위한 노래는 아니다. 요즘 가슴 아픈 뉴스들이 많은데 누군가 이 노래를 듣고 위안받았으면 좋겠다"면서 "노래로 안아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노래하는 나이팅게일'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비의 새 싱글 '봄별꽃'은 11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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