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입 전략] 수능 직후 정시 지원전략 점검 최우선…논술·면접 응시여부는 빠른 결정 필요

입력 2022-11-14 10:00   수정 2022-11-14 15:55


올해도 수능 바로 다음날부터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치러져 수험생으로선 잠깐의 여유도 없는 실정이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정시 지원 전략을 점검하는 일이다. ‘수시 납치’를 피하려면 논술·면접 응시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수시 지원 대학, 학과보다 수준 높은 대학에 정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 과감하게 논술, 면접을 포기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올해 수능 당일과 시험 종료 직후 정시 지원 전략과 관련해 대입 수험생이 꼭 챙겨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해본다.
인문계 수학 4등급 이하도 인서울 도전해봐야 … 자연계는 교차지원 등 유연한 전략 필요
통합수능 첫해였던 지난해 정시 모집은 주요 대학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이 주저앉고, 이과생들이 인문계 학과로 대거 교차 지원하는 등 이변의 연속이었다. 수학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입시 판도를 크게 뒤흔들었다. 올해도 모의고사 내내 수학에서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본수능에서 문이과 유불리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정시 입시 결과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통합수능 첫해 주요 대학 인문계 학과의 정시 합격선은 전반적으로 주저앉는 모습이었다. 문과생의 수학 백분위가 대체로 떨어지면서 합격선이 내려앉았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발표된 주요 19개 대학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합, 70%컷)은 대학별로 평균 3.4점에서 18.8점까지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자연계 학과의 합격선은 대학별로 통상 등락폭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인서울 도전 가능 점수대도 낮아지는 모양새다. 수학 4등급 이하에서도 서울권 대학, 학과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권 소재 대학, 학과 합격생의 수능 과목별 70%컷(어디가 기준)을 분석해보면, 수학 4등급(백분위 76~60) 구간의 입시 결과를 보여준 학과 수는 2021학년도 54개에서 2022학년도 167개로 급증했다. 통상 인문계에서 수학 4등급 이하는 서울권 진입이 힘들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통합수능 체제에선 더 낮은 수학 등급으로도 서울권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수학 4등급 이하도 서울권 대학에 적극 도전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과생들은 올해도 수학에서 강세를 앞세워 인문계 학과로의 교차 지원도 고려하는 유연한 입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85.3%, 2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75.5%로 추정된다. 압도적이라고 할 만한 수치다. 지난해 이과생은 이 같은 수학 강세에 힘입어 인문계 학과로 대거 교차 지원에 나섰다. 2022학년도 서울대 인문계 학과 정시 합격생의 47.2%가 이과생으로 추정됐고, 경희대는 이 비율이 60.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자율전공학부는 무려 96.5%가 이과생이었다.
수능 다음날부터 논술 … 정시 전략 빠르게 점검해야

올해도 수능 바로 다음날부터 수시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치러진다. 숭실대 인문계열이 11월 18일(금) 논술을 실시하고, 19(토)~20(일)일 주말 동안 성균관대·서강대·경희대·숙명여대·건국대·동국대 등이 논술고사를 치른다. 학생부위주 전형 면접은 연세대 활동우수형이 11월 19~20일로 가장 빠르다.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 국제형, 고려대 학업우수형, 숙명여대 면접형(약학부), 서울시립대 학생부종합Ⅰ 전형은 11월 25(금)~27(일)일 사이 면접을 진행한다. 수험생으로선 하루도 여유가 없는 셈이다. 심지어 숭실대 인문계열 논술전형에 지원한 학생은 수능 당일 저녁에 다음날 논술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처럼 수능 직후 논술·면접 응시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이유는 ‘수시 납치’ 때문이다. 수시 납치는 정시에서 더 상위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능 성적이 나왔음에도 수시에 합격해 정시에 지원조차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수시는 6회 지원해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에 등록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시에 합격했다면 반드시 수시 합격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시에 지원했던 대학보다 상위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수능 성적이 나왔다면 논술·면접 등에 불응시해 일부러 불합격하는 전략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입시기관별로 통상 수능 다음날부터 오픈하는 ‘수능 가채점 정시 지원 합격예측 서비스’ 또는 ‘수능 가채점 정시 모의지원 서비스’ 등을 활용해볼 수 있다. 수능 가채점 점수를 토대로 올해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학과를 살펴볼 수 있다. 단, 모의지원 서비스는 수능 직후 표본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시점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모의지원 서비스는 모의지원 건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진단 결과가 정확해지는 구조다. 표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합격 예측보다는 동일 성적대 경쟁 학생들의 지원 경향과 선호도 정도를 판단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정시 지원 전략을 빠르게 재검토하고, 목표 대학을 추려내도록 한다. 이때 입시기관의 서비스에만 의지해서는 곤란하다. 최소 두세 군데 입시기관의 진단 결과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고, 각 대학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입시 결과도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이 좋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이용하면 전국 대학의 합격선을 살펴볼 수 있다. 50%컷, 70%컷 등 동일 기준으로 전국 대학, 학과의 수준을 살펴볼 수 있게 개편돼 관심 있는 대학, 학과 간 비교가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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