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연을 관찰한 예술가, 기하학을 발견하다

입력 2022-11-11 18:28   수정 2022-11-11 23:34

스페인 그라나다에는 알람브라 성당이 있다. 9세기 이슬람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바닥의 화려한 장식 타일이 특징이다. 대부분 쪽매맞춤 형식이다. 쪽매맞춤은 목욕탕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정삼각형이나 정사각형처럼 똑같은 모양의 도형을 이용해 빈틈이나 겹침 없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쪽매맞춤에 쓰이는 도형은 체스판과 같은 사각형이나 벌집 모양 육각형과 같은 단순한 형태도 있지만, 복잡한 패턴도 존재한다. 이런 쪽매맞춤 패턴이 17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은 19세기 말에야 증명됐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이미 수백 년간 통찰력을 통해 이 패턴을 활용해 왔다.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을 가르쳤던 마이클 프레임은 저서 <수학의 위로>를 통해 세계의 모습과 돌아가는 방식을 수학 공식이 아닌 사례를 통해 쉽게 전달한다. 서로 상관없을 것만 같은 기하학과 예술은 어떻게 상호작용할까. 기하학에서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닮은 삼각형을 이용한다. 두 삼각형이 크기는 달라도 모양이 같다면 ‘닮음’이라고 정의한다. 무수히 많은 작은 삼각형으로 이뤄진 큰 삼각형이 있다면, 그 모양은 ‘자기 유사성’을 띤다고 한다.

이를 확장한 것이 ‘프랙털’이다. 전체를 닮은 조각들로 이뤄진 모양을 가리킨다. 해안선의 한 부분을 가까이에서 보면 전체 해안선의 모습과 비슷하다. 고사리 잎은 작은 고사리처럼 생겼다. 예술가들은 수백 년 전부터 자기 유사성을 생각해왔다. 자연에 자기 유사성을 보이는 것이 많아서다. 예술가란 자연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이들이다. 미켈란젤로는 “모든 돌덩어리 안에는 나름의 조각상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말한다. “복잡한 세상도 기하학을 알면 매우 단순해질 수 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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