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놓고 은행·빅테크 '충돌'

입력 2022-11-13 17:22   수정 2022-11-14 00:37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한창인 가운데 서비스 시행을 두고 은행권과 빅테크 간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고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제2금융권의 반발도 거세 서비스 도입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도 기존 45조원에서 내년 1월 50조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은행들엔 연이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플랫폼 도입 전부터 ‘기싸움’
대환대출 플랫폼은 제1·2금융권 등 대출상품을 모바일 앱으로 비교해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비대면으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고 신규 대출을 해주는 금융결제원의 대출 이동 시스템과 각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한 번에 비교해주는 핀테크사의 대출 비교 플랫폼을 합친 형태다. 지금까지는 대환대출 때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시행을 놓고 은행권과 빅테크 간 이견이 심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면 빅테크의 금융산업 장악력이 비대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종적인 인프라 구축은 플랫폼이 대출 쇼핑몰 역할을 하고 금융사 대출상품이 입점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경우 대출상품을 운용하는 은행들은 사업 주도권을 빅테크업계에 뺏길 수 있다. 반면 빅테크들은 경쟁력 있는 대출 금리를 제공하려면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환대출 때 발생하는 중개수수료 관련 합의도 원만하지 않다. 은행들은 수수료 모델이 대환대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에 유리하게 설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들은 중개수수료 부과를 놓고 은행과 개별 협상을 원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사가 받는 중개수수료보다 은행의 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더 문제”라며 “대환대출의 허들이 되는 해당 수수료부터 낮춰야 한다”고 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반발도 인프라 구축의 걸림돌이다. 고금리 대출을 다수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되면 고객들이 금리가 비교적 저렴한 제1금융권으로 이탈할 위험이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카드사들은 대환이 수시로 이뤄지면 빅테크에 내는 수수료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업권별 이해관계를 수렴하고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의 참여를 독려할 명분을 찾고 있다”며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 공급 확대 ‘설상가상’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를 기존 45조원에서 50조원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자 은행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차주가 고금리 대출을 3%대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기존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상환하고 신규 대출을 받는 구조여서 은행들의 변동금리 대출자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MBS)을 매입해 장기 보유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간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때 원리금을 받을 권리인 대출채권을 주금공에 넘기고 재원을 마련해왔다. 이후 주금공은 은행에서 산 대출채권으로 MBS를 발행한 뒤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에 일정 물량을 의무적으로 맡겨왔다. 당국은 최근 은행의 채권 유지 기간은 직전 3년에서 5년으로, 의무보유비율은 10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방안이 시행되면 은행의 자산운용 계획에 제한이 걸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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