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공시가 25억원짜리 집 한 채를 가진 1세대 1주택자 A씨와 10억원짜리 집 두 채(총 20억원)를 가진 1세대 2주택자 B씨가 있다. 누가 더 세금을 많이 내야 할까. 당연히 A씨일 것 같지만 아니다. 기획재정부의 모의계산을 보면 올해 A씨는 674만원, B씨는 3114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얘기다. B씨가 A씨보다 재산이 5억원 더 적은데 세금은 A씨보다 2400만원가량 더 내는 것이다. 이상한 세금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지금 종부세는 볼수록 황당하다. 상식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그 결과가 상식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지금의 종부세다. 현행 세법대로면 A씨, B씨 같은 사례가 무수히 나온다. 예컨대 지방 2주택 보유자가 더 비싼 서울 강남의 1주택 보유자보다 세금을 더 내는 일이 생긴다. 이렇다 보니 “지금 종부세는 강남 고가 1주택자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주택자에게 종부세를 더 세게 물린 뒤 부동산시장에선 ‘서울 강남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 강해졌다.
세율 자체도 과도하다. 만약 6% 세율을 적용받는다면 산술적으로 16년(6%×16년=96%) 뒤면 재산을 정부에 세금으로 고스란히 뜯기게 된다. 현대판 가렴주구(苛斂誅求)다.
지난 정부는 세금을 너무 가볍게 봤다. 집값을 잡겠다는 일념 아래 보유세 양도세 취득세 가리지 않고 부동산세를 마구잡이로 올렸다. 세금을 경제원칙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썼다. 그 중심에 ‘종부세 폭탄’이 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인 중 하나였다.
국세청은 오는 22일께 올해분 종부세 고지서를 통지할 예정이다. 올해 공시가는 작년보다 17% 올랐는데 지금 집값은 떨어지니, 고지서를 받고 억울하게 느낄 납세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세제를 심의하면서 풀어야 할 일이다. 여야를 떠나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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