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새 지평"…네오이뮨텍, 美서 호평

입력 2022-11-13 18:08   수정 2022-11-14 09:04


“몸에 면역세포(T세포)가 적을수록 암 환자는 더 빨리 사망합니다. 그래서 T세포를 늘려주면 환자가 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죠. 이번 임상 2상 중간 결과는 이것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사진)는 12일(현지시간) 미국면역항암학회(SITC)가 열린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컨벤션센터(BCEC)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네오이뮨텍은 전날 SITC 세션에서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NT-I7’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대장암·췌장암 환자 생존기간 2배↑
네오이뮨텍은 세계 1위 면역항암제인 미국 MSD의 키트루다와 NT-I7을 함께 투약하는 병용요법으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공개한 중간 결과는 “드라마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치료제로는 평균 6개월인 대장암·췌장암 재발환자의 생존기간이 간 전이가 없는 환자의 경우 15개월로 두 배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NT-I7은 면역세포 중 T세포를 늘려준다. 양 대표는 “대장암과 췌장암 모두 키트루다만 단독으로 사용해선 효과가 없는데, NT-I7을 함께 투약하니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장암과 췌장암뿐만 아니라 교모세포종 환자들도 NT-I7 투약 후 생존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 암은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고 예후가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양 대표는 “면역항암제가 통하려면 먼저 암세포를 공격할 면역세포가 필요한데, NT-I7이 면역세포를 늘려주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암 치료 기술 개척
NT-I7은 2014년 네오이뮨텍 설립 당시 제넥신의 연구소장이던 양 대표가 제넥신의 여러 후보물질 중 엄선한 것이다. NT-I7은 우리 몸에서 T세포가 늘어나도록 신호를 보내는 물질(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7(IL-7)’에서 유래했다. 당시 국내외에선 IL-7에 주목하지 않았다. 암세포를 곧바로 공격하는 T세포가 아니라 오랫동안 면역작용을 돕는 줄기기억T세포를 늘린다는 이유에서였다. 암에 걸린 뒤 소총수를 늘려봤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치료요법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양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줄기세포 유사 기억T세포를 늘린 덕분에 부작용이 적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다.

최근 들어 IL-7을 비롯한 사이토카인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OSE테라퓨틱스가 IL-7로 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네오이뮨텍과의 격차는 크다. 네오이뮨텍은 키트루다 외에 ‘킴리아’ 같은 CAR-T(키메릭 항원 T세포) 치료제 등으로 NT-I7의 병용 파트너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 임상 ‘올인’ 전략 통했다
제넥신에서 분사한 네오이뮨텍이 미국 메릴랜드에 본사를 둔 배경은 미국 임상시험을 위해서였다. 양 대표는 “미국에서 신약 개발을 직접 하는 게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2018년 시작한 임상 1상부터 미국에서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쌓았다. 그는 “미국 현지 임상 관련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며 “NT-I7의 효과를 입소문으로 들은 현지 의사가 임상을 하겠다고 연락하기도 한다”고 했다.

보스턴=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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