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패권 갈등 속…유럽 기업들 "중국 시장 포기 못해"

입력 2022-11-15 22:57   수정 2022-11-19 00:31


유럽의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은 "유럽의 반도체법에 따른 정부 지원을 기대한다"며 독일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전자부품 박람회에서 유럽 반도체 기업 수장들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가 글로벌 공급망 운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FT는 "미·중의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등 유럽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속내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 소프트웨어, 장비, 전문 인력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램리서치·KLA), 네덜란드(ASML), 일본(도쿄일렉트론) 등 3개국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네덜란드와 일본에도 자국과 유사한 수준의 대중 조치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ASML의 EUV장비 등을 제외하면 유럽이 중국에 공급하는 장비는 첨단 공정이 아니라 대부분 성숙(레거시) 공정인 만큼 타격이 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 마크 쉐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우리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면서 "빠져나오고 싶은 시장이 아니다.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를 의식한 듯 "우리는 변화에 맞춰갈 순 있지만, 수시로 변화가 발생한다면 어려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쿠르트 시버스 NXP CEO도 "(미국의 새로운 수출 통제는)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다음엔 어떻게 될지 누구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피니언은 독일 드레스덴에 50억유로(약 6조8000억원)를 들여 자체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피니언 역사상 단일 사업에 대한 최대규모의 투자다. 요헨 하네벡 인피니언 이사회 의장은 "유럽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한 적절한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공장에서 반도체 양산은 2026년 하반기 무렵 시작될 전망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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