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빙하기에 에어인천 품는 소시어스…그 뒤엔 인화정공

입력 2022-11-16 17:05  

이 기사는 11월 16일 17: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의 에어인천 경영권 인수 자금을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HSD엔진(두산엔진)에서 대준 것으로 나타났다. HSD엔진은 소시어스가 2018년 경영권을 인수했다가 작년 코스닥 기업인 인화정공에 매각했던 엔진 부품 제조업체다. 인화정공이 소시어스를 밀어준 셈이다. 인화정공은 소시어스가 HSD엔진을 인수했을 때도 투자자로 참여한 인연이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소시어스는 최대주주인 박용광 창업자 지분 88.9% 중 51%를 약 75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소시어스가 이를 위해 조성한 36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소시어스 제5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로 절반 가량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를 짰다. 인수금융은 산업은행과 일부 캐피탈사들이 지원한다.

소시어스가 조성한 펀드 출자금의 98.34%인 355억원은 HSD엔진이 맡는다. 사실상 운용사(GP)의 의무출자금을 제외하면 HSD엔진의 출자금으로 에어인천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소시어스는 출자자인 HSD엔진의 옛 주인이기도 했다. 소시어스는 2018년 PEF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HSD엔진(당시 두산엔진)의 경영권 지분 42.66%를 76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화정공은 후순위 출자자로 펀드에 출자금을 댔다. 이후 3년 후인 2021년 인화정공은 소시어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HSD엔진 지분 33.45%를 1002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지분 중 25%는 콜옵션을 행사해 취득했고, 나머지 75%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확보했다. 소시어스도 20%에 가까운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소시어스와 인화정공은 해당 거래로 인연을 쌓으면서 에어인천 인수에서도 의기투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금리로 PEF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시어스가 에어인천 경영권을 품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PEF운용사 설립 이전 M&A 자문사로 시작한 소시어스는 과거 2010년 티웨이항공의 전신인 한성항공의 금융자문을 맡아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에 빠졌던 항공사를 구조조정한 경험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화정공이 동종업체인 HSD엔진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면서 해당 거래에 만족해한 것으로 알고있다"라며 "이후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매물을 찾던 중 또 한번 소시어스와 손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외 나머지 49%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로 남는 박용광 전 대표이사도 향후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을 일부 나눌 수 있게 됐다. 박 창업자는 1990년부터 러시아 사할린에서 교포들이 고국을 방문하는 여행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건설사 시행업 등으로 자산을 일군 후 항공업에 진출했다. 진입 초기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물류 호황에 힘입어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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