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재건"…20년 만에 돌아온 '원조 롯데맨' 나영호

입력 2022-11-20 17:43   수정 2022-11-21 00:28

20년 만에 친정에 복귀한 ‘원조 롯데맨’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사진)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여 만에 구조개편 작업이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온은 여섯 분기 만에 적자 폭이 감소했고 뷰티, 명품, 패션 등 전문관을 잇따라 론칭하는 등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나 대표는 수익성 개선과 조직문화 개편 등을 통한 기초체력 재건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2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 3분기 롯데온 등 e커머스사업부는 3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463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이다. e커머스사업부 실적을 따로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1분기 이후 전년 대비 적자 폭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은 그간 명성에 걸맞지 않은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직원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해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나 대표가 롯데로 돌아왔다. 2001년 그가 롯데를 떠난 지 20년 만이다. 그는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서 롯데온의 전신인 롯데닷컴을 출범시키는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나 대표는 취임 후 1년간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출혈 경쟁이 심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과감하게 중단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고, 배송 인력과 물류 인프라를 축소했다.

일하는 문화도 완전히 바꿨다. 롯데 내에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별종’으로 불린다. 조직문화가 보수적인 롯데에서 나홀로 스타트업처럼 일한다. “자율을 주고, 그에 맞는 책임도 지게 한다”는 나 대표의 원칙에 따라 바꾼 문화다.

그동안 e커머스사업부가 적자에 시달린 건 롯데쇼핑의 거버넌스 개편 작업으로 인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백화점과 마트 등의 온라인 사업을 e커머스사업부로 통합했다. 적자가 나는 사업은 e커머스사업부가 떠안는 구조였다. 나 대표는 이에 불만을 갖기보다 되레 더 적극적으로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했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온라인 사업은 오프라인에 특화된 백화점과 마트보다 e커머스사업부가 주도권을 쥐는 게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커머스사업부의 기초체력을 다진 나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나 대표는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서비스 강화’에 방점을 찍고 뷰티, 명품, 패션 카테고리 전문관을 연이어 선보였다. 그는 최근 매주 월요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먼데이레터’를 통해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해 ‘노가리’처럼 뾰족한 가치를 선보일 때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대표가 추진한 변화는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9월에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연 뒤 롯데온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올 3분기 롯데온 월평균 방문자는 2653만 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9% 늘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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