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년 국가채무비율 230.9%로 폭등"…KDI의 경고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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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1-24 12:42   수정 2022-12-02 09:43

"2060년 국가채무비율 230.9%로 폭등"…KDI의 경고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정부가 현재와 같은 방만한 재량지출 구조를 유지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 230.9%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국가채무비율(46.9%)의 다섯 배에 이르는 수치다. 반면 정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재정지출을 효율화하고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펼칠 경우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까지 80%대까지만 오르는 것으로 전망됐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코로나19 이후 재정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법과 제도, 관행 등이 계속 유지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2060년까지 144.8%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기준선 재정전망'은 명목GDP 대비 한국 정부의 재량지출 규모 비율이 2025년 14.7%에서 2031년까지 11.8%로 줄어든다는 가정을 반영한 결과다. 목표로 제시된 11.8%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2~2019년 연평균 명목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이다. 코로나19로 불어난 정부의 재량지출 규모를 코로나19 발생 이전수준으로 되돌린다는 가정을 해도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까지 작년의 3배 수준으로 치솟는다는 의미다.

만약 정부가 정치적 압박 등으로 인해 재량지출 효율화에 실패해 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을 2026년 이후에도 2025년과 마찬가지로 계속 14.7%로 유지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2060년 230.9%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선 전망 144.8%대비 86.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수준의 국가채무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이 과도하게 치솟을 경우 국가신용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고 싶어도 한국의 국채를 사줄 곳이 없을 수 있다는 경고다.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도 향후 국가채무비율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2060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이 144.8%까지만 오를 것이라는 기준선 전망은 통계청이 2019년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가운데 '중위' 기준 인구구조 변화를 전제로 했다. '중위' 추계는 합계출산율이 2021년 0.86명에서 2067년 1.27명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된다는 가정을 둔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의 지난해 실제 합계출산율은 중위 추계를 훨씬 밑도는 0.81명이다. 같은 장래인구추계에서 '저위'로 제시한 합계출산율(0.78명)과 더 가깝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가 통계청의 '저위' 추계를 따를 경우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 170.2%로 오를 전망이다. 기준선 전망 144.8% 대비 25.4%포인트 악화한 수치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만약 지출 구조조정 효율화 실패와 인구전망의 저위 추계가 동시에 현실화된다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260%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추가적인 재량지출 통제 △증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명목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을 당초 기준선 전망에서 제시한 11.8%보다 0.7%포인트 낮은 11.1%로 2031년까지 낮출 경우 국가채무비율이 2060년까지 10.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2~2019년 사이에 정부가 명목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을 11.1%까지 줄인 적 있기 때문에 11.1%라는 목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게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또 증세를 통한 세입기반 확충을 주문했다. 다만 법인세가 아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증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OECD 국가들의 통계를 보면 주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했고, 경제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법인세 부담은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OECD 통계를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5~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가 15%에서 20%로 확대될 때 OECD 회원국의 경상GDP 대비 부가가치세 세수 비중은 평균 3%포인트 올랐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소득세수의 GDP 대비 비중은 8% 수준에서 10%를 상회할 정도로 높아졌다가 다시 8%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고령화와 무관하게 3%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2019년 기준 4.3%로 높게 나타났다.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납세자의 소득세 실효세율을 2021년부터 1%포인트 인상했다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10.2%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부가가치세율 실효세율을 같은 기간 1%포인트 올릴 경우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5.9%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수요와 무관하게 내국세수의 20.79%가 무조건 교육 예산으로 할당되는 교육교부금 제도는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를 폐지할 경우 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면서도 국가채무비율을 2060년까지 28.2%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재정건전성 강화 노력이 모두 실현되면 국가채무비율이 기준 전망선인 144.8%보다 57.2%포인트 낮은 87.6%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재정 개혁 수준의 이러한 정책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정책리더십이 요구되며,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부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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