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도 조작 공공기관…직접 계약 막으니 '10점 뚝↓'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2-11-30 10:30   수정 2022-11-30 10:38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마사회 등 최근 몇년 간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이력이 있는 공공기관의 만족도 점수가 평가대상 기관과 조사기관을 차단한 제도 개편 후 10점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중에선 평가 점수가 하락한 사업 중 절반의 점수 하락폭이 정상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재정포럼 11월호에 실린 '정보교환의 차단이 부당행위 방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개편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계약 방식이 기관의 부당행위를 상당부분 방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배진수 조세연 부연구위원이 수행한 이번 분석에 따르면 만족도 조사 조작 이력이 있는 공공기관의 평균 점수는 2019년 93.17점에서 2020년 81.49점으로 11점 이상 하락했다. 이들 기관의 평균 점수는 지난 2017년 94.09점, 2018년 91.59점 등으로 줄곧 90점대 이상을 기록했지만 제도 개편 후 급락했다.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국민이 직접 평가하게 함으로써 공공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만족도 조사 결과는 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돼 각종 성과급 등에 연동된다.

하지만 일부 공공기관이 만족도 조사에 가족 등 특수관계인을 참여시키는 등 부당한 방법을 통해 높은 점수를 취득하려는 행태가 나타났다. 코레일과 마사회 등이 이 문제로 적발되자 기재부는 지난 2020년부터 제도를 개편했다. 공공기관이 주간사업자에게 직접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탁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공공기관은 조세연에 만족도 조사를 의뢰하고, 조세연이 주간사업자를 선정해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과 주간사업자 간 정보교환은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같은 제도 개편 결과 조작 이력이 있는 기관의 점수가 급락한 것이다. 반면, 조작 이력이 없는 기관의 점수는 대동소이했다. 이들기관의 만족도 점수는 2020년 86.18점으로 2019년 86.74점에 비해 0.56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 직전 3년간의 점수도 2017년 85.65점, 2018년 85.61좀 등으로 대동소이했다.

배 부연구위원은 "부당행위 적발 이력이 있는 기관은 해당 정책 이후 평균 점수의 상당한 하락이 있었으나, 부당행위 적발 이력이 없는 기관의 경우 평균 점수의 큰 변동이 없었다"며 "정보교환 차단이 부당행위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0년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부 사업별로 살펴보면 지난 2020년 만족도 점수가 하락한 사업이 다른해에 비해 많았다. 특히 공기업은 전체 사업의 46.9%인 23개 사업이 표본오차 이상으로 점수가 하락했다. 제도 개편과 코로나19로 공공서비스의 질이 하락한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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