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과학기술 분야 원로들을 만나 "과학기술은 곧 안보이기 때문에 한·미 과학기술 협력 차원을 넘어 과학기술 동맹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김명자 서울국제포럼 회장,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 조무제 울산과학기술원 명예교수, 이현순 울산과학기술원 이사장, 문길주 고려대학교 석좌교수 등 과학계 원로를 대통령실에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친 원로 과학기술인들에게 국민을 대표해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지금 우리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위상을 지니게 된 것은 실패에 굴하지 않는 과학기술인들의 열정과 노고가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해외에서 고국을 가슴에 품고 수학한 뒤 귀국한 과학자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일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국가 생존을 위한 연구역량 확보 차원에서 우수한 해외 과학기술인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자제도 등 각종 규제를 개선해 재외 한인 과학자를 포함한 우수 해외연구자들이 국내로 들어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캐나다 방문 시 만난 토론토 대학의 인공지능(AI) 석학 제프리 힌튼 교수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캐나다가 AI 강국이 된 것은 많은 예산을 투입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을 갖고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의 결과는 성공과 실패가 있을 수 없다. 기준을 낮추면 성공이고, 기준을 높이면 실패인데, 중요한 것은 그 성과물이 다른 연구를 자극하고, 응용의 기반을 잘 마련하느냐다. 이를 기준으로 연구개발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R&D 과제 배분 시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을 듣고 이 장관에게 개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또 "과학기술 원로들이 주신 혁신적 제안을 실현하려면 관료주의의 부정적 면을 깨고 기술개발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설될 우주항공청을 그런 혁신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오찬은 윤 대통령과 과학기술 원로들 간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가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50여 분을 넘겨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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