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호캉스 즐기고파"…100만원짜리 이불 사는 2030

입력 2022-12-02 17:33   수정 2022-12-03 01:27

호텔업계가 숙박, 외식을 뛰어넘어 ‘리빙 카테고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호캉스’ 문화가 자리잡자 특급 호텔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침실을 호텔처럼 꾸미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침구, 샤워가운 등이 매출 호조를 보이자 일부 호텔은 자체 리빙 브랜드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소비자 접점 늘리기에 나섰다.
생활관 매출 1위 등극한 조선호텔 침구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리빙 브랜드를 보유한 호텔들의 침구 매출은 최근 3년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호텔의 침구 브랜드 ‘더조선호텔’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이던 2019년 대비 2022년(1~11월) 매출이 145% 증가했다. 2020년 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뒤 지금까지 침구브랜드 중 연매출 1위를 유지 중이다.

침구 가격은 만만치 않다. 이불, 이불커버, 베개가 포함된 헝가리 사계절 구스 베딩 세트가 퀸사이즈 기준 149만원이다. 하지만 연령대별 고객층을 살펴보면 20대가 가장 많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더조선호텔 침구류 구입 고객 중 20대가 40%이고 30대까지 합치면 고객의 60% 이상이 20~30대”라며 “다른 침구매장에서는 40~60대가 대다수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도 ‘해온’ 브랜드 제품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오프라인숍과 자사몰, 롯데온에서 판매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연평균 매출이 21%씩 늘었다. 워커힐 역시 지난해 7월 ‘스위트홈 바이 워커힐’을 론칭한 뒤 1년간 매출이 10배 이상 급증했다. 1인 가구 및 사회초년생을 겨냥해 샤워가운, 수건, 디퓨저 등 호텔별로 ‘스몰럭셔리’ 라인도 확대되고 있다.
‘리빙 경쟁’ 본격화되나
과거에는 흰색 침구류가 세탁이 어렵다는 이유로 유색이나 문양이 들어간 상품에 밀렸다. 하지만 20~30대를 중심으로 호캉스가 유행한 뒤 호텔에서 주로 사용하는 흰색 침구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백화점에서 90만원짜리 이불을 구매한 30대 박모씨는 “호캉스로 즐긴 하얗고 바스락거리는 호텔 침구를 잊지 못해 직접 사기로 했다”며 “예전엔 먹는 것, 입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잘 자기 위한 것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호텔들의 ‘리빙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생활용품은 호텔에 머물렀던 추억을 집에서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어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침구류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조만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거나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입 장벽은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객실 침구를 브랜드화해 대중에게 판매할 때 적절한 제조사와 유통사를 찾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까지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고객 요청에 한해서만 침구류를 판매하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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