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넘게 보유한 부자가 42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리 인상을 감안해 향후 1년간 예·적금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 유망 투자처로는 거주용 외 주택을 꼽았다. 금융자산 10억~20억원을 보유한 30~40대 신흥 부자도 8만 명에 육박했다.
부자 10명 중 9명(38만5000명)은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였다. 금융자산이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7.3%(3만1000명),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9000명)였다. 올해 기준 이들 부자의 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56.5%, 38.5%였다. 일반 가구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79.5%, 16.1%)에 비해 금융자산 비중이 2.4배 많았다.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2021년(부동산 58.2%, 금융 36.3%)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줄었다.
부자들의 안정지향적 투자 성향도 강해졌다.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추구형’과 ‘안정형’ 비중의 합은 50.6%로 2021년(46.6%)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중의 합은 지난해 27.5%에서 올해 22.3%로 5.2%포인트 줄었다.
부자들은 비상장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투자에는 부정적이었다. ‘비상장주식에 투자한다’는 대답은 8.3%에 그쳤고 ‘과거엔 투자했으나 현재는 투자하지 않는다’(17%)는 응답이 두 배가량 많았다. 가상자산 투자 비중(7.8%)도 작년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금융자산 10억~20억원을 보유한 30~40대 7만8000명을 ‘신흥 부자’로 정의했다. 이들은 전체 부자의 18.4%, 전체 부자의 총 금융자산 중 3.5%(99조5000억원)를 차지했다. 신흥 부자들은 사업 소득(32.2%)과 부동산 투자(26.4%), 상속·증여(20.7%) 순으로 부를 이뤘다고 답했다. 전통 부자(금융자산 20억원, 50대 이상)에 비해 상속·증여 비중이 5.2%포인트 높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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