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기업 뷰노 본부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카카오브레인에 합류해 헬스케어사업부를 출범시켰다. 그가 구체적 사업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중엔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아이소모픽랩스를 통해 의료영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는 국내 의료기관이 보유한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 삼아 기술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3세대 AI로 불리는 초거대 AI를 활용해 서비스 활용도와 안정성도 높여나간다. 이화의료원 순천향대의료원 등과 손잡고 의료영상 데이터 2000만 건을 바탕으로 연구에 나선다. 세계 최대 규모다.
국내외 AI 기업은 영상에 질환 의심 부위를 표시해주는 첫 단계에 집중했다. 판독에 걸리는 시간을 20%가량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의사들이 판독문 초안 작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브레인은 AI가 사람처럼 글을 쓸 수 있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했다. 전문의 자문단에 최소기능제품(MVP)을 선보였더니 업무 효율과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AI보다 더 많은 시간을 줄여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기존 AI가 흉부 엑스레이에서 5~10개 질환을 가려내는 데 비해 카카오는 120개 넘는 모든 폐 질환을 판독할 계획이다. 배 CHO는 “유방 촬영 맘모그래피, 복부 초음파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추후엔 3차원(3D)인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백질과 항체를 분석해 독성을 낮추고 효과는 높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27년께 새 항체 신약개발 플랫폼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아내면 갤럭스와 신약 임상시험도 할 계획이다.
‘성공률 9%, 개발 기간 10년’이라는 신약 개발 한계를 뛰어넘는 게 목표다. 배 CHO는 “3D 단백질-항체 구조예측 능력을 두 배 이상 높이는 게 목표”라며 “항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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