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YG 양현석, K팝 선구자 어쩌다 이렇게 됐나 [연계소문]

입력 2022-12-11 10:27   수정 2022-12-12 09:33


수년 새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거침없이 기세를 확장한 K팝 대표기업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서 그동안 기업을 키운 오너가 되레 발목을 붙잡는 형국이 되고 있다.

가요 기획사는 설립자가 지닌 고유의 음악적 방향성이 오랜 시간 아티스트 기획 및 활동의 색깔로 이어져 왔다. 가수나 작곡가로 일한 이들이 직접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인이라고 할지라도 수장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으로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광 효과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양현석 YG 전 총괄 프로듀서(대표), 이수만 SM총괄 프로듀서가 그 예다. K팝의 성장에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한 이들이지만, 그와 별개로 부정 이슈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양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18년 말 촉발된 '버닝썬 사태'로 대표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YG와의 연결고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변함없는 YG의 최대 주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고, 그의 동생인 양민석 역시 올해 대표직에 복귀했다.

지누션과 원타임의 성공에 힘입어 빅뱅, 2NE1, 블랙핑크까지 힙합 기반의 음악으로 독보적인 정체성을 구축해 온 YG는 현재 4세대 시장에서 딱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양 전 총괄 프로듀서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함께 나오며 공을 들였던 그룹 트레저가 '버닝썬 사태'의 여파로 데뷔 시기를 놓치는 등 타격을 입었고, 아직도 재판이 진행형인 탓에 활동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블랙핑크의 뒤를 이을 신인 걸그룹을 준비 중인 YG에게 양 전 총괄 프로듀서의 존재는 숙제가 됐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SM과 12월 31일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SM 가수들의 프로듀싱 명목의 비용을 받은 게 문제가 됐다. 그는 SM과 프로듀싱 용역 계약을 맺어 지난해 총 240억원, 올 상반기 114억원을 받았다.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결국 프로듀싱 계약 종료를 약속했다.

이 총괄 프로듀서의 프로듀싱 능력에는 반기를 들 수 없다. K팝 일본 진출의 시초격인 보아의 성공을 주도한 인물이자, 동방신기·슈퍼주니어·샤이니·소녀시대·레드벨벳·NCT·에스파 등 소속 아티스트들을 모두 주류로 만들었다. 특히 뛰어난 혜안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인정받았다. 일례로 2016년경 SM 내부에서 "선생님이 로봇에 빠져있다"는 이야기가 돌 때까지만 해도 다들 그를 의심했지만, 이후 메타버스 그룹 에스파가 나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 콘서트 등이 빛을 발했다. 중동 시장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아티스트가 총괄 프로듀서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총괄 프로듀서가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공들여 기획·제작한 팀이었던 NCT는 지난 9월 신보 발매 기자회견에서 "선생님이 없는 SM은 우리 또한 상상이 잘 안된다"며 "이번 앨범이 마지막 프로듀싱 앨범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별의 시간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증권가에서는 이 총괄 프로듀서와 SM의 계약 종료를 호재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K팝 산업의 덩치가 커진 만큼, 아티스트 이상의 기업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엔 수장의 영향력이 포함된다.

한 관계자는 "엔터가 주요 산업군으로 부상하면서 단순히 아티스트 이슈만을 관리하던 과거와 달리, 기업의 이미지 제고가 중요해졌다. 최근 대형 기획사들이 매니지먼트 이상으로 IR 업무에 주력하고 관련 인력을 보강하는 것도 그 이유"라면서 "특히 각사를 대표하는 총괄 프로듀서들은 기업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그 책임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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