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발 뺀다지만…'빚투 개미'는 더 늘었다

입력 2022-12-09 17:41   수정 2022-12-10 00:37

증시 약세와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지만 ‘빚투’는 최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돈을 빌려 증시에 뛰어든 투자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678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71조원 규모에 달했으나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거래 규모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3627억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16조3342억원)과 비교해 1조285억원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증시 약세로 연초 23조3284억원에서 10월 18일 15조9621억원까지 줄었지만, 지난달 증시 반등세를 타고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최근 증권사 신용거래 이자율이 연 10%를 넘기면서 투자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91일 이상 신용융자의 이자율을 기존 연 9.8%에서 연 10.1%로 올렸다.

유안타증권은 오는 26일부터 91일 이상 신용융자 이자율을 등급에 따라 연 10.1~10.2% 수준에서 적용할 예정이다.

코스피지수가 10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차이나 런’(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 등으로 반등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높은 이자율을 감수하면서 신용거래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증시 상승세가 다시 꺾이면서 투자자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빚투’를 주로 한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융자 잔액 비율이 9.46%에 달하는 한미글로벌의 경우 최근 1개월간 주가가 32.44% 급락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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