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버티기' 들어간 여야…초유의 '野 단독 예산안' 처리되나

입력 2022-12-14 18:09   수정 2022-12-15 02:10


“정부·여당은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히려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달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진표 국회의장이 예산안 최종 처리 시일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여야는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지난 11일 민주당이 ‘서민감세안’을 제시한 이후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진척이 전혀 없는 가운데 사흘째 시간만 보내고 있다. 사태를 해결해야 할 여야 지도부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볼모로 서로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정부 예상보다 감액된 야당 단독 수정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국정 운영에 혼선을 더할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단독 처리 ‘최후통첩’ 날린 野
이날 여야 원내대표는 별도의 공식 협상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합의 불발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여론전을 벌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끝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을 져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다수 의석(169석)으로 단독 수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여당에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감액 수정안을 갖고 협상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생각이 다 드러났고 그걸 갖고 더 설득하고 안 하고 하는 일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 생각을 다 말했는데 우리에게 최종협상안을 내달라는 건 양보해달라는 말 아닌가.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수정안 처리되면 어떻게 되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려야 한다는 정부 요구에 민주당은 여전히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 2년 유예나 세율 인하폭 조정 등 정부 측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15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만든 수정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민주당은 정부 사업 예산에서 1조7000억~2조원을 감액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김진표 의장이 예비비에 담긴 지역화폐 관련 예산도 함께 깎을 것을 요구하면서 감액 규모가 4조원으로 늘었다.

이에 여당은 “(민주당의) 수정안은 최악이 아니라 차악쯤”(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이라며 오히려 감수하겠다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감액 규모가 정부안(639조원)의 0.7%에 그치면서 부족한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연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불용액 등을 통해 충당하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 수정안에도) 정부 핵심 사업 예산은 대부분 담겨 있다”며 “증액하지 못하면 지역화폐나 공공임대주택 예산도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한 건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안에는 대통령실 관련 예산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 등이 대폭 삭감돼 국정 어려움은 불가피하다.
‘16일 새벽’ 처리 가능성 부상
여야가 14일에도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예산안 협상은 15일 오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의장이 당일 오후 본회의 개의를 예고한 만큼 오전까지 합의되면 처리 시한 내에 예산안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여야 합의안을 토대로 한 정부의 예산안 수정 작업에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면서 실제 본회의 처리 시점은 16일 새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야당의 수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15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표결 처리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연말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있는 상황에서 초유의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20일 정도로 새로운 처리 시한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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