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파적 발언에…증시 하락 출발 예상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입력 2022-12-15 08:24   수정 2022-12-15 08:27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5.1%(중간값 기준)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한 여파로 미국 증시가 하락했다. 지난 9월에 예상한 내년 기준금리 4.6%보다 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여파로 15일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 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 외국인 수급에 달린 국내 증시
미국 증시가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한 것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한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미·중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0.5% 내외 하락 출발 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 장 마감을 앞두고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고, 2차전지 업종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며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Fed의 최고 금리 상향 조정을 빌미로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미국 증시가 갈피를 못잡고 끝난만큼 국내 증시도 여전히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으로 하방은 단단하나 긴축 이슈, 경기침체 우려로 위도 열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역설적으로 이런 시장에서 종목들 움직임은 활발해졌다"며 "기관들의 수익률 게임 때문인데, 지금은 수출 관련 대형주 모멘텀이 부재해 주가가 못오른 개별 기업을 편입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단기 차익실현 물량 출회 속 Fed의 매파적 결과 반영하면서 하락세로 출발 하겠으나 미국 증시 반응과 유사하게 장중 낙폭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파월 의장 발언에 뉴욕 증시 하락
미국 뉴욕 증시는 Fed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하락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2%, S&P500지수는 0.61% 각각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0.76% 하락 마감했다.

Fed는 이날 기준금리를 4.25%~4.5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인상 속도는 기존 네 차례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낮아졌다. Fed 위원들은 내년 최종금리(중간값)가 5.1%, 즉 5.00%~5.25% 범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한 위원들은 없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한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내려가는 증거가 보일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P500 지수 내에서는 헬스 업종을 제외하고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델타항공의 주가는 회사가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내년 실적 전망치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제시했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핀테크 업체 소파이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를 500만 달러어치 매입했다는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수요 둔화를 이유로 테슬라 목표가를 기존 305달러에서 235달러로 내렸다는 소식 등에 2% 이상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카슨은 CNBC에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9월에 4.6%였던 데서 5.1%로 오른 것이 매파적인 큰 이슈"라며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데 대한 얘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글렌메드 프라이빗 웰스의 제이슨 프라이드는 "Fed의 방향 전환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바란 투자자들은 실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 中 내수 활성화 전략 발표
중국이 전날 2035년까지 추진할 중장기 내수 확대 전략 개요를 발표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TV(CCTV)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최근 '내수 확대 전략 계획 요강(2022∼2035)'을 공개했다. 요강은 "내수 확대 전략을 견고히 실행하고 완전한 내수 시스템을 육성하는 것은 국내 대순환을 주체로 하고 국내와 국제 '쌍순환'이 상호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필연적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또 "내수 확대는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발전과 장기적인 안정을 촉진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복잡하고 엄중한 외부 환경에 직면해 반드시 내수 확대 전략을 확고히 시행하고, 자체의 안정적인 발전을 통해 외부 위험과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35년까지의 내수 확대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의 하나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요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어 내수 확대를 통해 "도시와 농촌 지역 발전 격차와 주민 생활 수준의 격차가 현저하게 축소되고, 전체 인민 공동부유가 더욱 실질적 진전을 거두도록 한다"고 밝혔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연결된 핵심 기술의 중대한 돌파 달성도 목표의 하나로 제시했다. 중국이 내수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언급했다. 중국의 유효 공급 능력 부족, 분배 격차, 유통체계의 낮은 현대화 수준, 소비 시스템과 메커니즘의 불완전성 등을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중국이 도움을 요청하면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백신 등 지원을 요청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요청한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요청할 경우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중국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울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며 "이런 입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한·미 기준금리 차 22년 만에 최대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22년여 만에 가장 큰 1.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내년 상반기까지 빅 스텝은 아니더라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한 금리 격차를 방치하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겨우 진정된 물가까지 다시 들썩일 수 있기 때문이다.

Fed의 빅 스텝으로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졌다. 1.25%포인트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 1996년 6월∼2000년 5월(한·미 금리 역전기 1996년 6월∼2001년 3월) 당시 미국 금리가 최대 1.50%포인트 높은 시기가 6개월(2000년 5∼10월)이나 이어졌는데, 이후로는 이날 1.25%포인트가 최대 격차 기록이다.

더구나 점도표에 찍은 대로 연준이 이번 인상기 최종 금리 수준을 5% 안팎까지 높일 경우,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50% 또는 그 이상까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 위원이 3.50%를 제안했다"고 답한 바 있다. 한은과 연준이 현재 시점의 예상대로 내년 각 3.5%, 5.0%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면 격차는 1.50%포인트에 이르고, 한국 경제는 내년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은도 내년 1월 13일 베이비 스텝을 시작으로 당초 시장의 전망보다 더 오래, 높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3.50% 이상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원화가 절하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다만 Fed가 긴축 속도를 줄이면 한은도 세 번째 빅 스텝까지 동원해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 비트코인 1만8000달러 회복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 달여 만에 1만8000달러(2336만원)선을 회복했다.

14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67% 상승한 1만8117달러(2351만5866원)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 가격도 0.92% 올라 1336달러(173만4128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대 오른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2만1000달러를 넘었던 비트코인은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1만5000달러선까지 급락했다.

비트코인의 회복세는 FTX 파산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던 가상화폐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려와 달리 지금까지는 FTX 사태 여파가 다른 거래소와 대출업체 등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제기되면서 얼어붙었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되살아났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1년 전 대비 8%가 넘었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월 7.7%에 이어 11월에는 7.1%로 둔화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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