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비슷한 산업군을 가진 대만(-12.2%)이나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6.2%) 인도(-1.2%)와 비교해도 이익 감소 폭이 더 컸다.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의 EPS가 하반기 50.6% 줄어들며 전체적인 감소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무역 규모가 쪼그라든 것도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상품교역지수는 작년 6월 110.4에서 올해 9월 96.2까지 낮아졌다. 상품교역지수는 세계 무역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아래면 무역량 성장세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비중,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사업구조 때문에 전체적인 실적 전망이 더 낮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에너지업종의 EPS는 6월 1일 이후 지난 19일까지 3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17.7%) 화장품·의류(10.2%) 자동차(10.1%) 은행(5.3%)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종은 내년에도 EPS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업종은 24.8%, 자동차 업종은 9.9%가량 EPS가 뛸 것으로 예상됐다. 화장품, 보험 업종도 각각 10%, 13%가량 EPS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내년 EPS가 167.9%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가장 낙폭이 컸다. 반도체(-59.3%) 기계(-56.3%) 유틸리티(-48.7%) 등도 EPS 감소가 예상됐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6월 이후 넥센타이어의 12개월 선행 EPS는 569%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에너지솔루션(136%) 롯데제과(78%) HD현대(62%) 애경산업(54%) 등도 EPS 상승 폭이 큰 기업으로 꼽혔다.
조 연구원은 “전체적인 수출 전망이 부진해진 만큼 실적 전망이 탄탄한 업종 위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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