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품 콘텐츠와 고급 인프라 투자로 문화강국 만들자

입력 2023-01-05 17:52   수정 2023-01-06 07:42

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외국 다자회의에 가보면 많은 나라 정상들이 우리 문화예술을 굉장히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3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서다. 맞는 말이다. 지금 세계는 K컬처(한국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K팝은 물론 영화, 드라마, 클래식, 미술, 문학, 만화 등 문화예술의 거의 전 장르에서 해외 소비자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국내외에서 어둡고 우울한 경제 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K컬처는 예외다. K팝 가수들의 미국 빌보드차트 진입은 이제 큰 뉴스도 아니다. 지난 4일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과 걸그룹 블랙핑크가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올랐다. BTS 멤버 정국, 뉴진스, 르세라핌은 ‘글로벌 200’에 들었다. K팝은 이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음악으로 미국, 영국 팝 시장의 주류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만 BTS와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등 세 팀이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K팝 가수들의 차트 진입은 흔한 일이 됐다. K팝 소비 지역도 북미, 아시아, 유럽을 넘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됐다.

영상 콘텐츠의 해외 진출 성과도 눈부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언어 장벽을 깬 K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최근 ‘더 글로리’에 이르기까지 잇달아 히트작을 내고 있다. 저작권을 국내 제작사나 방송사가 가진 작품은 해외 리메이크부터 웹툰·뮤지컬 제작까지 가능해 더욱 고무적이다. 한국 감독 및 배우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지난해 임윤찬 이혁(피아노) 최하영(첼로) 양인모(바이올린) 한재민(첼로) 등이 주요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클래식을 비롯해 미술, 문학·출판, 만화(웹툰), 게임 등 K컬처 전반으로 해외의 관심이 확산하는 추세다.

콘텐츠 수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그제 발표한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각각 86억7000만달러를 수출한 가전과 2차전지, 전기차(69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달러) 등 주요 수출 품목보다 액수가 크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아트페어와 화랑 매출이 늘어나면서 전년도보다 37.2% 증가한 1조377억원에 달했다.

이런 고무적 수치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문화 강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K팝 등 대중문화의 글로벌 경쟁력은 상당히 입증됐지만 다른 분야는 보완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문화 강국,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수 기반 및 인프라 강화다. ‘2022년 국민문화예술활동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58.1%였다. 지난 1년간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박물관, 미술관 등을 한 번이라도 찾아 관람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100명 중 58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영화(52.2%)를 빼면 미술 전시,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의 관람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문화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문화 리터러시((literacy)를 확대하려면 학생과 저소득층의 전시·공연 관람을 위한 지원, 독서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이건희 컬렉션’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과 같은 명품 콘텐츠도 더 확보해야 한다.

콘텐츠 수출이 1억달러 늘면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수출이 1억8000만달러 증가한다고 한다. K컬처와 여타 산업이 서로 밀고 끌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민간의 창의력이 끝없이 샘솟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문화를 만들고 즐기는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해외 진출과 내수 기반 확충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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